외형만 성장한 부산 제조업, 안정적 경영은 '물음표'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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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기저효과도 막 내려
매출액·총자산 증가했지만
올해 이자비용 부담 등 급증
부채비율 등 전국 평균 상회



부산상의가 2022년 부산의 주요 제조업체 재무지표를 분석한 자료를 30일 발표했다. 부산상의 제공 부산상의가 2022년 부산의 주요 제조업체 재무지표를 분석한 자료를 30일 발표했다. 부산상의 제공

러시아 전쟁으로 불거진 3고 현상에도 지난해 부산 제조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을 벗어나면서 재무지표가 대체로 개선됐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 안정성과 경영 효율성 부분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30일 부산의 주요 제조업체 747개 사의 2022년 재무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 등 4개 부문으로 나누어 살펴봤다.

부산상의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제조업계는 4개 부문에서 모두 팬데믹이 정점을 보인 2021년에 비해 재무지표가 나아졌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국의 상장기업과 비교해 볼 때 경영의 안정성과 활동성 면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제조업계는 매출액과 총자산, 영업이익 증가율을 분석지표로 한 성장성에서는 전체 매출(17.5%), 총자산(7.7%), 영업이익(51.9%) 증가율이 모두 2021년에 비해 증가했다.

매출액 역시 같은 기간 전 상장 기업의 전체 매출 증가율(12.1%) 보다도 높았다. 이는 지난해 조선·자동차 등 주요 전방산업 업황이 회복된 여파가 부산 부품 제조업계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수익성 부분도 대체로 양호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5.5%)과 매출액당기순이익률(4.2%)은 지난해와 비교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면서 각각 1.2%포인트, 0.3%포인트 증가했다.

기업이 낸 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이자보상배율도 5.1배에 달해 적정 수준인 3배를 상회했다.





다만, 금리 인상 여파로 기업들의 이자비용증가율이 2021년 대비 39.9%나 증가한 것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부산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 증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의미다.

자기자본비율(53.7%), 부채비율(86.3%), 차입금의존도(28.0%) 등 기업의 안정성을 가늠하는 각종 지표도 부산의 제조업계가 전국 상장기업의 평균보다 높아 경영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의는 지난해 팬데믹 마무리에 따른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부산 제조업계가 매출액 등 외형적인 지표는 호전되었으나, 금리 인상에 따른 재무 안정성과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진단했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기업들의 경영 사정은 다시 코로나 시절로 돌아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자금난이 심각하다”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기업들의 단기 유동성 공급에 적극 나서달라”고 부탁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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