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숙현 불교신문 논설위원 “부산 사람의 관대함이 수상의 영예 준 것 같아 뿌듯”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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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회 부산시 문화상 언론 부문 수상
부산일보 논설위원 12년 집필 경력
희곡집 5권 출판 희곡작가로 유명
“문학 작품 활동, 나를 살아있게 해”

“40년째 칼럼니스트로서 활동하면서 이주홍문학상 등 문학 분야에서는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언론 분야에서는 뜻밖의 수상 소식이어서 내심 놀라기도 했고 뿌듯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지난 23일 ‘제66회 부산시 문화상’ 언론 부문을 수상한 김숙현 불교신문 논설위원은 1991년부터 부산일보 논설위원으로 12년간 집필 활동을 했다. 김 위원은 불교신문 기자 출신 희곡작가로 부산일보를 거쳐 다시 불교신문에서 20여 년간 논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문화예술 진흥은 물론 언론 문화 발전에도 기여해 왔다. 2002년 부산일보를 정년퇴직한 그는 이듬해인 2003년부터 칼럼을 써왔으니 신문사에서 40년째 칼럼니스트로서 활약 중인 셈이다.

김 위원은 언론인 이전에 희곡집을 5권이나 출판한 희곡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문학, 특히 희곡 분야에서의 수상 경력은 화려하다. 1969년 월간 〈현대문학〉을 통해 희곡 ‘잔영’과 ‘미스 쥴리’를 발표하며 등단한 그는 1980년 한국희곡문학상, 1988년 현대문학상, 2001년 봉생문화상, 2003년 올빛상, 2017년 이주홍문학상 등을 받았다.

김 위원은 ‘환화여, 환화여’, ‘앉은 사람 선 사람’, ‘자물쇠는 뻐꾸기 소리에 맡겼다’ 등을 부산문화회관과 서울 대학로극장 등에서 공연하기도 해 지역 문화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BIFF) 창립 당시부터 자문위원을 맡아 20여 년간 비프 관객층의 저변 확대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는 영화 에세이집 ‘삶 가운데 영화가 있었다’를 출간했다.

김 위원은 “충청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지만 부산은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여든인데 1979년부터 부산에서 살았으니 이젠 ‘부산 사람’이 다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부산시 문화상 언론 부문 수상과 관련, “부산 사람들의 개방성과 수용성이 수상의 기쁨을 준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부산 사람들의 솔직함과 담백함, 열정적인 기질이 너무 좋다”며 “언론인과 희곡작가로 생활하는 데도 ‘부산의 관대함’이 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고령의 나이에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일곱 번째 작품집 ‘트램펄린 위의 낭독’(도서출판 북나래)을 펴냈다.

김 위원은 이 작품집과 관련, “희곡은 시, 소설과 함께 문학의 3대 장르의 하나이다.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30%가 희곡작가였다”면서 “그런데 우리의 경우 희곡을 연극의 일부로만 여겨 문학적인 요소를 지나치게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화려한 공연장과 배우들의 명연기는 각광을 받는데, 막 뒤에서 창작혼을 불태우고 있는 희곡작가의 노고는 가뭇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집은 마이너리티 희곡작가를 위해 기획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요즘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커튼콜은 끝났으나 집필이 일상의 리츄얼이다 보니 펜을 놓을 수 없었다. 어느 순간 떠오른 착상을 바탕으로 매일매일 일정량을 집중해서 써왔다”면서 “하루하루 캐릭터의 표출과 주제를 향한 플롯의 완성도를 다져가다 보면 어느덧 대단원에 이르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또 “작품 때문에 하루하루의 일상에 창의력과 의욕이 생기니, 어쩌면 문학이 나를 살아있게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니까 한 발은 땅을 딛고 현실에 굳건히 서 있으면서, 나머지 한 발은 저 먼 미지의 세계를 헤매는 양상으로 요즘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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