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알, 유튜브 ‘으니가 알려줄게’… SRT 민원 20% 감소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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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소리와 승무원호출 12만 건 분석
승차권 환불, 예약대기, 분실물 찾기
직원이 부모에게 말하듯 쉽게 제작

유튜브 SRT의 ‘으니가 알려줄게’ 코너. 기차표가 매진이어서 표를 구할 수 없을 때 승차권 예약대기하는 방법을 매우 쉽게 설명해준다. SRT제공 유튜브 SRT의 ‘으니가 알려줄게’ 코너. 기차표가 매진이어서 표를 구할 수 없을 때 승차권 예약대기하는 방법을 매우 쉽게 설명해준다. SRT제공

고속열차 SRT를 운영하는 에스알(SR)에서 최근 고객 민원이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SR 고객 민원에는 불편사항을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기차표 좀 구할 수 없나요’ ‘열차에 짐을 두고 내렸는데 어떻게 찾는가요’ 등과 같이 각종 문의사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처럼 고객센터 문의사항이 대폭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SRT는 유튜브 채널 SRT의 ‘으니가 알려줄게’, ‘범이가 알려줄게’ 시리즈 영상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보고 있다.

이들 두 영상은 SRT를 이용한 고객이라면 한번쯤 궁금해 했을 내용을 다 담았다. 고객 민원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구성과 보기 편한 편집으로 많은 시청과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에스알은 2022년도 고객의 소리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9636건의 민원과 승무원 호출 11만 1274건을 분석해 고객들은 과연 평소에 무엇을 궁금해 할까 알아봤다.

이 가운데 문의가 반복되는 분야는 고객 중심으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아울러 고객 눈높이에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궁금증을 사전에 해소하기로 했다.

유튜브 SRT의 ‘으니가 알려줄게’ 코너. 기차표가 매진이어서 표를 구할 수 없을 때 승차권 예약대기하는 방법을 매우 쉽게 설명해준다. SRT제공 유튜브 SRT의 ‘으니가 알려줄게’ 코너. 기차표가 매진이어서 표를 구할 수 없을 때 승차권 예약대기하는 방법을 매우 쉽게 설명해준다. SRT제공

고객 궁금증 영상은 △승차권 환불 △예약대기 △비회원 승차권 확인 △네이버·카카오 승차권 예약하기 △승차권 선물하기 △유실물 찾기 등 10가지 주제로 선정했다.

SRT를 처음으로 이용하는 고객이라도, 또는 정보 취약계층이라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고객에게 맞췄다.

특히 딸과 아들이 부모님에게 알려주는 컨셉을 설정해 행정용어와 철도전문용어를 최대한 줄이고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직원들이 직접 영상 모델로 나섰는데 기존에 근무하면서 갖고 있던 정보는 최대한 버리고 백지상태에서 접근했다.

‘으니가 알려줄게’의 주인공인 정소은 대리(역무운영부)는 “처음 영상을 찍으면서 이런 정보는 당연하게 고객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민원들을 쭉 보면서 고객 입장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부모나 이웃 할머니에게 알려주는 것처럼 설명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승차권 예약대기 방법을 알려주는 ‘으니가 알려줄게’는 취소되는 표를 가장 먼저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직접 시도하면서 하나하나 차례로 알려준다.

매진된 SRT 표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직원이 알려준다는 컨셉에 4만 명 넘게 시청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에스알은 고객들의 댓글과 장년층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승차권 예약 변경’, ‘키오스크 이용방법’도 추가 제작할 예정이다.

영상 효과는 놀라웠다. 방영 이후 고객 센터 문의는 하루 1500여 건에서 1200여 건으로 20% 가까이 줄었다. 문의 집중 시간대 상담 인력 집중배치 등 여러가지 대책이 추진됐지만, 영상으로 인한 효과도 크다는 것이 자체적인 분석이다.

영상제작을 기획한 이보배 과장(고객홍보부)은 “궁금할 때 답을 주는 수동적 커뮤니케이션에서 궁금하기 전에 정보를 전하는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을 고민한 결과 ‘으니가 알려줄게’와 ‘범이가 알려줄게’를 만들게 됐다”라며 “고객들께서 더욱 편리하게 SRT를 이용하고, 만족하실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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