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꺾마’ 부산 엑스포, 승리의 한 수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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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달 11월 앞두고 ‘마지막 불꽃’
끝까지 포기 않는 자세, 큰 역할 기대

LG가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메시지를 붙인 '엑스포 버스'를 지난 23일(현지시간)부터 영국 런던에서 선보였다. 버스가 런던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빅벤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LG가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메시지를 붙인 '엑스포 버스'를 지난 23일(현지시간)부터 영국 런던에서 선보였다. 버스가 런던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빅벤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운동이 운명의 11월을 앞두고 화룡점정을 향한 마지막 불꽃을 사른다. 판세는 지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압도하던 초기와 달리 부산이 상승세를 타면서 두 도시의 박빙세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오히려 한국이 더 유리한 국면으로 가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부산은 1차 투표 때부터 밀리지 않고 주도권을 쥘 수 있을 정도로 지지세를 확보했다는 것이 대통령실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건 마지막 한 수다. 중립 성향의 회원국, 태평양 도서·카리브 연안·아프리카 국가를 집중 공략해 최종 승리라는 목표를 완성하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막판 전략으로 내세우는 것은 ‘3V’다. 세계와 공유할 가치(value)인 자유, 세계와 함께할 비전(vision)으로서의 경제성장, 유치를 향한 승리의 여신(victory)이라는 세 키워드로 요약된다. 정부는 먼저 유치전 재평가를 통해 취약한 나라로 평가했던 국가들을 연쇄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이미 한덕수 총리는 29일 아프리카·유럽 5개국 순방에 나섰는데 말라위·토고·카메룬·노르웨이·핀란드를 3박 7일 일정으로 도는 강행군이다. 최대 변수로 꼽히는 카리브해와 태평양 도서 국가들에 대한 접근도 중요하다. 한국과 사우디가 방문할 때마다 지지 성향이 뒤바뀌는 곳인 만큼 다양한 방법을 찾아서 표 단속에 나설 필요가 있다.

엑스포 유치 결정 한 달여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초당적 협력에 나선다는 소식도 고무적이다. 국회 2030부산엑스포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위원들이 개최지 확정 전에 프랑스 파리를 찾아 막판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에 참석해 엑스포 부산 유치를 홍보하고 지난 15일 돌아왔다. 재계는 이미 이달 초부터 프랑스 파리에 집결해 부산 엑스포 유치 메시지를 전하는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부산시민의 열망도 막바지에 이를수록 고조되는 모습이다. 다음 달 4일 부산불꽃축제를 시작으로 다채로운 유치 기원 릴레이 행사가 개최지 선정에 기운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뜻의 ‘중꺾마’가 유행했다. 지금 막판 엑스포 총력전에 딱 어울리는 낱말로 ‘막꺾마’만한 게 없을 듯하다. 한덕수 총리가 “막판까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던 바로 그 말이다. 실제로 ‘막꺾마 정신’은 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이 불리한 여건을 딛고 지금의 백중 판세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이제 남은 한 달 동안 우리는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라는 변수를 최소화하고, 중동 분쟁으로 반사이득을 노리는 욕망을 넘어야 한다. 지지국은 잘 관리하고 취약국은 잘 설득하는 정공법의 힘을 믿는 수밖에 없다. 승리를 향한 마지막 신의 한 수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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