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시가전’ 시작됐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이스라엘, 하마스 진지서 백병전
하마스 궤멸과 인질 구출 목적
지하터널 시가전 더 격렬해질 듯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손바닥을 빨갛게 칠한 시위자들이 가자지구 공습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손바닥을 빨갛게 칠한 시위자들이 가자지구 공습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스라엘군이 시가전의 서막을 올렸다. 공세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자지구 북부에는 아직 민간인들이 대거 남아 있어 인도주의 참사가 빚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요아브 갈란드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에 있는 하마스 근거지에서 백병전을 치렀다고 밝혔다. 구체적 작전 의미는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이번 백병전은 시가전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관측된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이 배포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도심에서 보병과 전차가 폐허가 된 시가에 발을 들이는 모습이 나타난다. 현재로서 이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진지를 장악하려는 소규모 전투로 관측된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가 공표한 궁극적 목표를 고려하면 시가전은 앞으로 점점 커지고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군사 조직뿐만 아니라 통치 역량까지 둘 다 전면 해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8일에도 “하마스의 통치, 군사 역량을 파괴하고 인질들을 집에 데려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중심지인 가자시티 지하에 있는 터널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지난 7일 이스라엘 기습 후 끌고 간 인질 240여 명도 땅굴 곳곳에 억류돼 있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스라엘로서는 하마스를 궤멸하고 인질을 구출하려면 지하터널을 둘러싼 시가전을 피할 수 없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이스라엘의 시가전을 목표 자체에 모순의 성격이 있는 난제로 주목한다. 하마스를 군사작전으로 파괴하려면 인질이 위험해지고 인질을 우선순위에 두면 군사작전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벤 배리 연구원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양질의 정보와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잠재적 표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내비친 일도 참사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가지자구 최대 의료기관인 다르 알시파 병원 지하 터널에 하마스의 지휘본부가 있다고 지난 28일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에 따르면 이 병원에는 이스라엘의 남부 대피령을 따르지 못한 환자 1만 9000여 명과 피란민 1만 4000여 명이 모여 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시가전이 가장 취약한 이들의 마지막 피란처인 병원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연합뉴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