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접어요” … 청약불패 ‘에코델타’도 못 피한 부동산 한파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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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용지 29블록 낙찰 건설사
사업 접고 계약금 40억 원도 포기
고금리·청약 경쟁률 약세 등 영향
시장 전망 어두워 연쇄 포기 우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서 최근 한 건설사가 계약금을 포기하며 주택 건설 사업을 접었다. 에코델타시티에서 건설사의 공동주택 사업 포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청약불패’ 지역으로 불리던 에코델타시티마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수자원공사는 부산 에코델타시티 공동주택용지(4/5/29블록) 분양공고를 냈다. 이 중 업계의 관심은 29블록이었다. 29블록은 4만 2770㎡ 규모로 825억 4610만 원이 분양가로 공동주택 570여 가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다. 당초 이 용지는 2018년 12월 A 건설이 낙찰받았다. A 건설사는 이미 지난해말부터 수자원공사에 사업 포기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델타시티에는 총 33개 블록의 공동주택 용지가 있는데 지금까지 총 19개 블록이 분양이 됐다. 이 가운데 계약금을 포기하며 사업을 접은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A 건설사는 최근 사업을 포기하며 40억 원 수준의 계약금도 포기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A 건설사의 사업 포기가 고금리로 인한 사업성이 떨어진 데다 부동산 시장 전망이 흐려 사업을 접은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청약률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분양한 ‘에코델타시티 공공분양 3총사’의 청약 경쟁률을 보면 강서자이 에코델타는 114.87 대 1, e편한세상 에코델타 센터포인트는 79.90 대 1,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센터파크는 42.03 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분양하는 에코델타시티 내 단지들은 10 대 1을 넘기기 힘들 정도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최근 PF 대출 금리도 많이 올라 확실한 사업이 아니면 진행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A 건설사가 40억 원을 포기하더라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 편이 유리하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오르고 분양되는 물량들이 쌓이면서 에코델타시티 내 단지들에 대한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과거와 같지 않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부동산 시장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29블록의 주택 사업 포기가 다른 사업장에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호재가 많아 ‘청약불패’ 지역이던 에코델타시티에서 이러한 현상이 잇따르면 부산지역 전체 부동산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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