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관광도시 부산에 '맨발 걷기 열풍' 더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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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챙기는 웰빙 시대에 동호인 급증
의료·해양 결합한 관광상품 가치 충분

지난 8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맨발로 백사장을 걷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 8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맨발로 백사장을 걷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요즘 전국적으로 맨발 걷기(어싱·Earthing) 열풍이 불고 있다. 맨발로 걷는 게 제2의 심장으로 알려진 발의 혈액을 순환시켜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웰빙(well-being) 시대의 신풍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맨발 걷기 정보를 담은 다양한 콘텐츠와 개인적 체험 사례가 넘쳐난다. 부산도 예외가 아니다. 지역에 산재한 해수욕장과 산책로에서 맨발로 걷고 있는 사람이나 무리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할 경우 전국 유일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된 부산을 ‘어싱의 성지’로 키우며 관광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상품이 될 만하다.

최근 들어 해운대·광안리·송정·다대포해수욕장 등 부산 일대 해수욕장에서 맨발로 백사장을 걷는 인원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미 금정구 땅뫼산 황토숲길과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낙동강 변 생태공원 산책로 등지는 맨발 걷기의 명소로 소문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산과 바다, 강에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부산이 맨발 걷기 활성화를 통해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전국에서도 급증하는 맨발 걷기 인구를 위해 예산을 들여 황톳길 같은 맨발 산책로를 조성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이런 열기와 삼포지향의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부산 지역 걷기 코스를 잘 결합하면 경쟁력을 갖춘 관광상품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맨발 걷기는 발의 혈액 순환 촉진과 함께 혈압 안정, 심혈관 질환 예방, 근육량 증가, 스트레스 완화 등 여러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자연친화적인 부산에서의 맨발 걷기는 심신 건강에 더욱 효과적일 테다. 이는 부산시가 풍부한 인프라와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지역 의료산업과 해양산업을 토대로 육성하려는 의료관광, 해양관광과도 직결된 분야여서 적극 장려하고 국내외에 널리 홍보할 가치가 있다. 이 때문에 각각 산과 바다가 있는 금정·남구가 재빠르게 맨발 걷기 활성화 조례를 만들어 맨발 길 조성사업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기장군 등 4개 구·군도 같은 방안을 검토해 고무적이다.

시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 중인 국제관광도시 사업들 중 상당수는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시의회와 문화체육부로부터 공식 제기된 바 있다. 따라서 시가 제대로 된 사업 추진을 위해 맨발 걷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 특성을 살리고 관광·의료·해양수산업계와 연대해 다채로운 맨발 걷기 상품을 만들면 부산관광의 킬러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시가 맨발 길 사업을 구·군에만 맡길 게 아니라 컨트롤 타워로서 통합관리하며 관광자원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신발 등 물품 보관시설과 세족장을 충분히 갖추고 편의성과 안전성, 치안까지 확립해 국내외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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