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배울 권리 지켜달라”… 길바닥에 엎드린 발달장애인 부모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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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부산서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집회
부모들 시청까지 오체투지 행진 나서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 일대 도로에서 부산장애인부모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권, 통합교육권, 노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 일대 도로에서 부산장애인부모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권, 통합교육권, 노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에서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온몸을 바닥에 엎드려 절을 하며 나아가는 오체투지 행진에 나섰다. 가족들은 발달장애인이 통합 교육을 받으며 일할 수 있고, 자립해서 살아갈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20일 오전 11시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송상현광장. 하얀 옷을 입은 발달장애인 부모 등 150여 명이 광장에 모였다. 그들은 발달장애인 ‘자립 생활권 보장’ ‘노동할 권리 보장’ ‘통합 교육 보장’ 등 주요 요청 사안이 담긴 팻말을 들고 있었다.

부산장애인부모회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집회를 열었다. 연단에 오른 도우경 부산장애인부모회 회장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참담하게 죽는 일이 없는 곳에 살고자 이곳에 모였다”며 “지역 사회에서 노동할 권리를 행사하면서 이웃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부산시의원을 지낸 최영아 함세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발달장애인이 죽었다는 기사가 올해만 8건, 5년 동안 30건이 보도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장애인 부모들은 선택지가 없었기에 거주 시설에 아이를 보내야 했다”며 “발달장애인이 자립해서 이웃으로 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 일대 도로에서 부산장애인부모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권, 통합교육권, 노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 일대 도로에서 부산장애인부모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권, 통합교육권, 노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집회에 참석한 장애인 부모들은 “발달장애 차별 멈춰”라는 구호를 외치며 부산시청 주변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일부 발달장애인은 가족 손을 잡고 행렬 뒤를 따르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부산·경남 등 여러 지역 발달장애인 가족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참여해 지지를 보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진구을 이현 지역위원장, 정의당 김영진 부산시당 위원장, 진보당 노정현 부산시당 위원장 등이 집회를 찾았다. 정의당 김 위원장은 오체투지 행진에도 참여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15일 오전 제주도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전국 오체투지 집회를 시작했다. 다음 달 7일까지 발달장애인 권리를 지키기 위해 12개 시도에서 오체투지 행진에 나설 예정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국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약 26만 5000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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