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연안 마산·진해만, 2000년 이후 미세플라스틱 해양오염 급증”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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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적물 플라스틱 농도, 마산만 5%→15%, 진해만 4%→10%
미세플라스틱 종류도 마산만 20종·진해만 10종으로 크게 늘어
KIOST "연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증가율보다 높아…경각심 필요"

마산만 및 진해만 시추 퇴적물 시료 채취 정점. KIOST 제공 마산만 및 진해만 시추 퇴적물 시료 채취 정점. KIOST 제공

남해 연안인 마산만과 진해만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가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남해연구소 심원준·홍상희 박사 연구팀이 남해 연안인 마산만과 진해만 퇴적물의 미세플라스틱 오염 수준을 측정한 결과,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특히 2000년대 이후 미세플라스틱 오염 증가율이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증가율인 8%보다도 약 2배 높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미세하게 제조되었거나, 제품 사용 중 또는 플라스틱의 풍화로 미세화된 1㎛(마이크로미터, 1㎛는 1mm의 1000분 크기인 0.001mm에 해당함)∼5mm 크기의 플라스틱을 말한다.

마산만(왼쪽) 및 진해만(오른쪽) 미세플라스틱 농도 및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비교. KIOST 제공 마산만(왼쪽) 및 진해만(오른쪽) 미세플라스틱 농도 및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비교. KIOST 제공

2012년부터 미세플라스틱 연구를 시작한 연구팀은 2022년부터 해양수산부 국가연구개발 사업으로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팀은 남해의 마산만과 진해만 퇴적물 연대를 측정한 시추 퇴적물을 활용해 1970년대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증가 추세를 규명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퇴적물 내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2000년대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상승했는데, 마산만에서는 5%에서 15%로 3배, 진해만에서는 4%에서 10%로 2.5배 증가했다. 이는 연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증가율인 8%보다 높은 수치다.

미세플라스틱의 농도 뿐만 아니라 미세플라스틱의 종류도 다양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산만 미세플라스틱 조성(왼쪽) 및 진해만 미세플라스틱 조성(오른쪽). KIOST 제공 마산만 미세플라스틱 조성(왼쪽) 및 진해만 미세플라스틱 조성(오른쪽). KIOST 제공

미세 플라스틱 종류를 보면 마산만에서 1971년 폴리아크릴레이트스티렌, 폴리이소프렌 등 2종만 발견됐지만 2018년에는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등 20종의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진해만은 1988년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스터 등 2종만 발견됐지만, 2013년에는 10종이 발견됐다. 도심지역인 마산만에서 검출되는 플라스틱 종류는 진해만보다 다양했고, 양식장이 많은 진해만에서는 양식용 밧줄과 부표 재질인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티렌이 상대적으로 많이 검출됐다.

강도형 KIOST 원장은 "플라스틱 소비량의 증가에 따른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전 지구적 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해양 플라스틱이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해양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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