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5등급 상대평가 전환 찬반 ‘팽팽’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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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대입제도 개편 공청회
현재 중학교 2학년 입시 적용
“소규모 학교 불리” 지적 나와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이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이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입시를 치르는 2028년 대학 입시제도 개편을 위한 대국민 공청회가 열렸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선택 과목 삭제와 고교 내신 5등급제 전환 등을 골자로 한 2028년 대입 제도 개편안에 대해 학부모와 전문가들은 엇갈린 시각을 드러냈다. 교육부는 국가교육위원회 검토를 거쳐 올해 안에 2028 대입 제도 개편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는 교육부 주최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는 학부모와 교사, 대학 입학처장, 교육청 관계자, 교육 전공 교수 등이 참석해 교육부의 2023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서울과 대전, 광주, 부산에서 학부모 대상 설명회를 진행했다. 당시 설명회에서는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대입 제도 개편안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제도 보완을 요청하기도 했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이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이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는 지난달 10일 2028년 대학 입시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개편 시안에는 △국어·수학·과학탐구·사회탐구의 선택과목 폐지 △고교 내신 모든 과목 5등급 상대평가 전환 △심화수학 영역 신설 등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됐다.

교육부는 2028 대입 제도 개편의 중심에는 ‘공정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장상윤 차관은 “현 대입 제도는 학생이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순위가 달라지고 인생이 바뀔 수도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가 계속됐다”고 진단했다. 장 차관은 “내신평가는 5등급제로 완화하고 절대평가만 도입했을 때 예상되는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상대평가를 병기하는 내용이 안전장치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토론 발표자로 나선 참가자들은 내신 전과목 5등급제 상대평가에 대한 다른 의견을 드러냈다. 찬성 입장에 선 토론자들은 현행 절대평가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상대평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한 참석자가 관련 책자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한 참석자가 관련 책자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성신여대 교육학과 강태훈 교수는 “교육부가 제시한 내신 5등급 상대평가제는 상대평가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 완전한 성취평가(절대평가)를 대비하는 과도기적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행 제도의 여러 우려를 효과적으로 방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사를 대표해 참석한 구암고등학교 강윤정 교사는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의 ‘칭찬 인플레’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며 “내신 5등급 체제와 절대평가 병기는 내신에 대한 불신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내신 상대평가 추진에 대한 반대 의견도 나왔다. 상대평가가 과목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고교학점제 취지와 상충다는 것이 요지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주종한 정책2팀장은 “수능 주요 과목은 9등급, 내신은 5등급으로 상대평가 한 줄 세우기가 유지되면 그에 따라 교실 수업이 단순 암기와 문제풀이에 매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팀장은 “고교학점제 하에서 상대평가가 시행되면 과목별 유불리 편차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나 일부 지역에서는 내신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정미라 부소장은 “지난해 전교생 100명 이하 소규모 학교가 전체 초·중·고교의 18.7%에 달한다”며 “학생 수가 적으면 1등급 수도 적어지고, 고입에서 이런 학교는 기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교육부의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이 발표될 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사회자는 현장에서의 고성과 항의를 하지 말아달라며 요청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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