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퀘스트와 혼합현실 [키워드로 트렌드 읽기]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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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혼합현실(MR) 기기 퀘스트3. 메타 홈페이지 캡처 메타 혼합현실(MR) 기기 퀘스트3. 메타 홈페이지 캡처

메타버스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메타(구 페이스북)가 발표한 독립형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기기 '메타 퀘스트3'가 지난 10월 국내에 정식 출시된 뒤 관련 분야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혼합현실은 사용자가 바라보는 한 화면 안에서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실제 공간의 상호 작용이 가능한 환경을 뜻한다. 즉 디지털로 만들어진 시뮬레이션 공간에 하드웨어를 통해 들어가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과 디스플레이로 옮겨진 실제 모습 위에 디지털로 만든 콘텐츠가 입혀진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이 말 그대로 섞여있다는 의미다. 대중적으로는 항공사 조종사들이 실제와 흡사한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고안된 비행 시뮬레이터가 잘 알려진 사례다.


개인용으로 출시된 '메타 퀘스트3'는 3년 전 출시된 '퀘스트2'와 비교해 기기 자체의 부피를 40% 이상 줄이면서도 주요 성능은 2배로 향상시켰다. 그 중에서도 외부 카메라를 통해 실제 공간을 겹쳐서 볼 수 있는 '패스-스루(Pass-through)' 기능을 컬러로 구현해 혼합현실을 보다 생생하게 느끼게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겼다. 그리고 두 눈으로 각각 보는 화면의 해상도 자체가 높아지고 화질까지 개선되면서 과거에 VR 콘텐츠를 체험했던 사람들이 자주 호소하던 특유의 어지럼증 얘기도 역시 줄었다. 개인차에 따라서는 이른바 '3D 멀미'가 거의 없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기기 안에서 경험하는 세상과 바깥의 진짜 현실 사이의 이질감이 옅어지면서 더 깊은 몰입에 빠질 수 있다는 것.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한국전자전'(KES)의 한 부스에서 관람객이 헬리콥터 조종 시뮬레이터를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한국전자전'(KES)의 한 부스에서 관람객이 헬리콥터 조종 시뮬레이터를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메타 퀘스트3'는 외부에 6개의 카메라 렌즈가 달렸지만 이를 한 화면에 담아내면서 기기 자체가 버벅거리는 경우가 드물다. 사용자가 '패스 스루'를 통해 보고 있는 공간을 '깊이 측정 센서'를 활용해 스캔하는 속도 역시 빠르다. 덕분에 사용자는 별다른 복잡한 절차없이 기기를 착용한 채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실제 공간 위에 가상의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덧뿌려지는 걸 체감할 수 있다. 여기에 진동으로 터치의 느낌을 구현한 '햅틱(haptic)' 기술이 들어간 컨트롤러 역시 사용자의 콘텐츠 몰입을 높여주는 요소다. 이러한 경험에 적극적인 스포츠, 액션 게임 유저를 겨냥해 3D 프린터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제품도 속속 출시되는 등 앱 개발과는 또다른 생태계가 생겨나기도 한다.


최근에는 애플에 이어 삼성, LG 등의 대기업들도 시장 진출 의사를 내비치는 가운데,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이라는 용어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확장현실은 VR·AR·MR 관련 기술을 포괄적으로 합친 개념으로, 인공지능(AI)와 클라우드 같은 또다른 혁신적인 기술이 더해져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일상적으로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몰입을 경험한다는 의미다.


애플이 발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연합뉴스 애플이 발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연합뉴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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