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제3세력에 공감”… 원심력 커지는 민주당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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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퇴 필요성 질문에 “상식”
연일 ‘친명계 때리기’ 발언 이어가
이상민 탈당 후 비명계 혁신 요구
당 밖 송영길 등 신당 창당 손짓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성북구를 방문해 연탄은행 봉사자, 민주당 당직자 등 180여 명과 함께 한파를 대비한 취약계층 연탄 나눔 봉사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성북구를 방문해 연탄은행 봉사자, 민주당 당직자 등 180여 명과 함께 한파를 대비한 취약계층 연탄 나눔 봉사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의 ‘거취’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의 ‘대체재’인 이낙연 전 대표는 이 대표 사퇴를 “상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은 당을 향해 “이재명 유일(당) 체제”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반발이 구체화되면서 제3세력 형성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이낙연 전 대표는 4일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사퇴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그것은 상식에 속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 거취에 대해 “내가 그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면서도 “당이 알아서 판단하고 그 결과도 당이 알아서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이재명 체제’를 유지한다면 ‘사법 리스크’도 감당해야 한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제3세력’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두 분 중 한 분만 고르라는 시험문제가 작년 대선부터 계속돼 오고 있다”면서 “그분들에게 정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의사가 국회라는 제도에 투입될 수 있도록 파이프를 만들어주는 것은 정치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이 대표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인 배경에 대해선 “내부 위기의식에도 (당이)달라지지 않아 나의 기다림도 이제 바닥이 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누구든 할 말을 하고 그것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당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지적은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에게서도 나왔다. 이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유일체계가 강고히 돼서 저 같은 사람이 얘기하는 것은 이제 아예 공간도 없을 정도”라면서 “(당이)도저히 뜯어고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구연구원 부원장이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법정 구속된 데 대해서도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판결”이라며 “그게 유죄판결이 날 것이라는 것은 법률적 확신에 근거하고 있고 뜻밖의 판결이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12월 중순을 시한으로 당의 혁신을 요구한 상태다. ‘원칙과 상식’은 도덕성과 당내 민주주의, 비전 정치 회복을 요구하고 있으며 지도부에 이달 중순까지 답을 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에서 파열음이 커지자 당 밖에선 제3세력 구축에 대한 움직임이 빨라졌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송영길 전 대표는 4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의지를 재확인했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 윤석열 퇴진을 바라고 선봉에서 싸우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윤석열)퇴진당을 만들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라면서 “지역구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힘을 모아주고 비례대표 영역에서는 민주당의 우당으로서 윤석열 퇴진당으로 힘을 모아주면 서로 윈윈할 수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 안팎에서 파열음이 커졌지만 민주당 친명계는 여전히 ‘이재명 중심으로 단합’을 주장했다. 친명계인 박성준 의원은 4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권이 노린 건 이 대표와 관련된 수사를 통해서 민주당을 분열시키고자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단일대오로 이번 총선을 치러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가야 된다”고 말했다.

친명계가 ‘이재명 사수’를 외쳤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이 대표와 관련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오전 경기도청 남부청사와 북부청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도청 총무과, 비서실 등 10여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카드가 사적으로 사용됐다는 곳으로 지목된 식당, 과일가게 등 상점들도 대상에 포함됐다. 이날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 대표가 업무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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