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곳곳 예년과 다른 폭설·한파 등 이상 기후에 ‘덜덜’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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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스위스·네덜란드 등 폭설
시베리아 영하 57도까지 떨어져
찬 공기 '북극진동' 영향 관측
내주 누그러졌다 다시 한파

유럽 곳곳에서 예년과 다른 한파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 폭설이 내린 모습. AP연합뉴스연합뉴스 유럽 곳곳에서 예년과 다른 한파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 폭설이 내린 모습. AP연합뉴스연합뉴스

지난해 따뜻한 겨울을 보냈던 유럽에서 올해는 겨울 초입부터 예년과 다른 폭설과 한파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뮌헨 지역 등지에서 폭설이 내리고 있다. 앞서 지난 주말 동안에는 뮌헨에 약 44cm 눈이 내려 12월 강설량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강설 지역은 알프스 북쪽으로 독일을 거쳐 동유럽 일부로도 확대되고 있다.

항공추적 업체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는 항공 지연도 잇따르고 있다. 뮌헨에서는 지난 주말 이후로 수백 편이 결항했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공항 등도 일시 폐쇄 등 직격탄을 맞았다.

영국 런던 등 눈이 비교적 적게 내린 곳도 타격을 받았다.

잉글랜드 북서부에서는 강설량이 30cm를 기록했으며 차들이 발이 묶이고 1만 3000명은 전력 공급이 중단돼 추위에 떨었다.

알프스 지역 등 보통 강설량이 많은 지역에는 예년 평균보다 많은 눈이 내렸으며, 일부 지점에서는 연중 최대 강설량에 다가서고 있다고 스위스 기상기관인 메테오스위스가 전했다.

11월 중하순 이미 알프스에서는 눈이 쌓이기 시작했으며 북유럽에서 남쪽으로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독일 남부는 폭설과 함께 북유럽에서나 흔한 영하권 날씨를 겪고 있다.

프랑스 기상학자 나헬 벨게르즈는 엑스(옛 트위터)에 “유럽이 2010년 이래로 가장 눈이 많이 오는 겨울 날씨로 시작하는 듯하다”고 썼다.

폭설과 한파는 시베리아를 비롯한 러시아 곳곳도 덮쳤다. 지난 4일 모스크바는 기록적인 수준의 일일 강설량을 보였고, 시베리아 기온은 초겨울 기온으로는 이례적으로 최근 며칠 사이 섭씨 영하 50∼57도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유럽의 한파는 북극 상공에 있는 찬 공기 소용돌이의 강약을 의미하는 ‘북극진동’의 단계와 관련이 있다. 현재는 대기 상층 빠른 바람(제트기류)이 약해지면서 북극 인근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기 쉬워지는 단계다. 이에 따라 제트기류가 영국을 지나 남·중유럽으로 밀려나기 쉽고, 제트기류의 약화가 동유럽과 아시아로도 확장될 수 있다.

북극진동 단계가 바뀌고 있어 다음 주까지 유럽의 한파나 강설은 다소 누그러질 수 있지만, 다시 몰아칠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유럽의 한파에도 지구 나머지 지역은 대체로 예년보다 따뜻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지구는 사상 최고로 따뜻한 11월을 보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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