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깊어지는 '내홍'에 정국 주도권 놓고 '외홍'도 깊어져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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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지도부·혁신위 힘겨루기
인요한 결단 내릴 7일 분수령
민주, 이상민 탈당 내분 뇌관
친명·비명 간 갈등 갈수록 심화
예산안·쌍특검 현안 극한 대립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5일 국회에서 각각 원내 대책회의를 열고 당 내 갈등 진화에 나섰다. 발언하고 있는 국민의힘 윤재옥(위)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5일 국회에서 각각 원내 대책회의를 열고 당 내 갈등 진화에 나섰다. 발언하고 있는 국민의힘 윤재옥(위)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 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4개월여 남기고 공천 국면을 앞둔 여야 모두 당 내홍에 혼란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원회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상민 의원의 탈당으로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 인사 간의 갈등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가속하는 ‘집안싸움’에 여야 대치 상황까지 심화하고 있어 연말 정국은 더욱 안갯속이다.

우선 국민의힘에선 혁신위발 ‘주류 용퇴’ 혁신안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인 위원장을 필두로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인사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 배수진을 친 혁신위에 당 지도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혁신안의 최고위원회 상정을 두고도 양측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혁신위는 7일 당 최고위 안건 상정을 재차 요청한다는 입장이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7일 최고위에 안건 상정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의 입장에 따라 혁신위가 7일 추가 회의를 열고 혁신위 조기 해산 또는 ‘비대위 전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입장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도부는 앞서 “주류 희생안은 개개인의 거취와 관련된 문제라 지도부 차원에서 이를 압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혁신위와 지도부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혁신위가 ‘결단’을 내릴 7일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는 지도부가 당 쇄신을 목표로 출범시킨 기구인 만큼, 양측의 갈등은 ‘김기현 체제’ 지도부에 연일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혁신안에 침묵으로 대응하는 지도부의 태도도, 무리하게 속도를 내는 혁신위의 행보도 결국 국민의힘에 이롭게 작용하지 않고 있다”며 “갈등 해소가 이뤄지지 않으면 파장이 공천 국면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가 연일 ‘신당 창당’ 메시지를 흘리면서 여권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는 형국이다.

민주당도 내부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전당대회 룰 변경 논란에 이어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의 탈당이 뇌관이 된 것이다. 이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며 ‘고쳐쓰기 어려운 당’ 등 표현으로 민주당을 작심 비판했다. 이에 친명계 의원들은 국민의힘 입당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이 의원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이는 친명과 비명 간 대립으로 이어졌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5일 친명 의원들을 겨냥해 “학교폭력 가담자”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초선들, 그것도 한참 어린 후배들이 그러는데 저는 친명계 의원들을 그동안 학폭 방관자 정도로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더글로리’ 박연진과 함께 문동은을 학폭했던 가담자가 아닌가 그런 느낌까지 든다”고 비판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양당 모두가 집안 싸움에 직면한 가운데, 연말 현안마저 산적해 여야 정치권의 시름은 한층 깊어지고 있다. 장관 청문회와 ‘쌍특검’, 국정조사, 예산안 협의 등 첨예한 여야 대립 국면이 겹치면서다. 여야는 집안싸움에 이어 정국 현안 주도권 싸움에도 열을 올린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쌍특검·국정조사’ 추진에 이를 ‘극한 정쟁’이라 비판하며 “충분한 법적 정당성 없이 정쟁을 야기할 목적뿐인 민주당의 특검과 국정조사에 결코 응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쌍특검법은 오는 8일 처리가 유력하고 국정조사는 임시국회에서 추진할 것”이라며 정부·여당 압박에 나섰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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