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무실서 수십만 평 항만 통제… 국내 첫 완전 자동화 부두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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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개장 앞둔 신항 7부두 가 보니

4000TEU급 이상 3개 선석 가동
하역부터 이송까지 무인화 체제
안정성 확보하고 미세먼지 절감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부두인 부산항 신항 7부두 전경. 아래는 원격으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는 7부두 운영사 직원. 부산항만공사 제공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부두인 부산항 신항 7부두 전경. 아래는 원격으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는 7부두 운영사 직원. 부산항만공사 제공

1일 오전 부산항 신항 7부두(서컨테이너터미널 2-5 단계) 운영동 내 사무실. 직원들이 창문 밖 터미널이 아닌 모니터 앞에 삼삼오오 모였다. 화면을 보고 원격으로 하역 작업을 하나 싶더니, 이내 조종 장치에서도 손을 떼고 모니터에 집중했다. 아무런 작업을 하지 않았지만 화면 속 화물은 자동으로 장치장으로 옮겨졌다. 사무실 안에서 수십만 평 규모의 터미널 전체가 통제되고 있었다.

7부두 운영사인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DGT) 관계자는 “화물을 선박·트레일러에서 반입·반출할 때만 원격 조종하고, 다른 하역 작업은 모두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부두인 신항 7부두가 오는 5일 개장한다고 1일 밝혔다. DGT는 이날 시운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업 운영을 개시한다. 신항 7부두는 83만 7237㎡ 크기로, 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이상 3개 선석으로 구성된다. 2012년 8월부터 11년간 토목·건축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10월 준공됐다.

화물의 하역부터 이송까지 과정은 자동화터미널 운영시스템(TOS)에 의해 이뤄진다. TOS에 입력된 항만 정보가 무인이송장비(AGV)로 전송되고, AGV가 컨테이너 크레인과 트랜스퍼 크레인을 오가며 화물을 나르는 식이다. 컨테이너 크레인과 트랜스퍼 크레인은 각각 선박과 장치장의 화물을 반입·반출할 때 쓰이는 초대형 장비다.

신항 7부두에는 컨테이너 크레인 9기와 AGV 60대, 트랜스퍼 크레인 46기가 있다. 모두 현대삼호중공업, HJ중공업 등 국내 기업이 만든 자동화 장비들이다. BPA는 하역장비 국산화로 8500억 원의 경제 효과가 유발되고, 24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분석한다.

신항 7부두는 하역 작업 구간에 인력이 투입되지 않다 보니 기존 터미널과 비교해 인명 사고가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일정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AGV 등 대부분 자동화 장비가 전기 배터리로 가동돼 항만의 고질적인 미세먼지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완전 자동화 항만 중 친환경 장비가 가장 많이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BPA 홍성준 운영본부장은 “서컨테이너터미널 2-6 단계와 진해신항도 차질 없이 추진해 세계적인 스마트 항만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2-6단계 국산 하역장비 추가 발주 등으로 향후 1조 원 규모의 신규 시장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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