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한 초등학교 모듈러 교실, 실내 공기질 기준치 초과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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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휘발성 유기화합물 수치 초과
구토나 두통, 현기증 유발 물질

부산 강서구 명지동 한 초등학교 모듈러 교실에서 총휘발성 유기화합물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해당 학교 전경. 학교 측 제공 부산 강서구 명지동 한 초등학교 모듈러 교실에서 총휘발성 유기화합물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해당 학교 전경. 학교 측 제공

부산 강서구 한 초등학교 내 모듈러 교실(이동형 조립식 건물)의 실내 공기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학생들은 아토피가 심해지거나 기침을 심하게 하는 등 건강 악화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교육청과 학교 측의 관리가 부실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7일 부산 북부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강서구 명지동 한 초등학교 모듈러 교실 2곳을 임의로 정해 공기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교실 1곳에서 총휘발성 유기화합물 수치가 551.2㎍/㎥ 나왔다. 정상 기준치는 400㎍/㎥이다. 총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피부에 닿거나 호흡기로 들어오면 구토나 두통, 현기증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이다.

지난해 개교한 이 학교는 전교생이 1025명이다. 인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던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집에서 가까운 신축 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학생 수가 급격히 늘었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지난 2월 모듈러 교실이 설치됐다. 학급은 총 40개로, 이중 모듈러 교실은 총 16개(일반학급 13개·특별실 3개)다. 모듈러 교실은 3·4학년 358명이 사용하고 있다. 모듈러 교실은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교실로 골조, 마감재 등을 규격화한 건물을 완성해 현장으로 운송한 뒤 조립, 설치해 완성하는 이동형 조립식 건물이다.

학부모들은 교육청과 학교 측의 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개학 시기에 딱 맞춰 모듈러 교실이 완공되는 등 공사 일정도 예정보다 훨씬 늦었고, 그러다 보니 교실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요청이 없었다면 지난달 공기질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 강조했다. 모듈러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던 학생들 일부는 아토피가 심해지거나 기침이 심해졌다고 호소한다. 3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교실뿐만 아니라 2층 올라가는 계단부터 복도까지 공사 냄새가 심하다”며 “공기가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을 모듈러 교실로 들어가게 했다는 사실에 많은 학부모들이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모듈러 교실에서 수업을 받던 3,4 학년 학생들은 당분간 교실이 아닌 본관 과학실이나 특별실 등 임시로 만든 공간에서 수업을 받아야 한다. 학생들의 건강권뿐만 아니라 학습권까지 침해받게 된 셈이다.

북부교육지원청은 책상과 사물함 등 시설물이 들어오면서 공기질 변화가 있던 것으로 추정한다. 앞서 모듈러 교실을 설치한 이후 학교 측이 지난 2월 18일과 21일, 22일 총 세 차례 공기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첫 번째 검사만 빼고 모두 ‘적합’ 판정이 나와 교실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북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해당 학교 모듈러 교실 전체 공기질 조사를 진행하고 유해물질 제거 작업도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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