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받을 만하네” 올해 부산 대표 작가 전시 오세요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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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작가, 청년 작가상 수상
송혜수 미술상엔 구명본 작가
금련산 갤러리서 수상 기념전

부산미술협회에는 일 년에 한 번씩 부산의 대표 미술인을 선정하는 자리가 있다. 오늘의 작가상과 송혜수 미술상이 바로 그 현장이다.

올해 23회를 맞은 오늘의 작가상은 투철한 작가정신으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는 진정한 미술인을 포상함으로써 부산 작가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고 부산미술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시작됐다. 50세 이상의 본상과 50세 이하 청년 작가상으로 나누어진다. 2006년 시작된 송혜수 미술상은 고 송혜수 작가가 사재를 털어 뛰어난 작업을 이어가는 50세 이상의 작가를 발굴해 자긍심을 키워주기 위해 시작됐다.

올해 오늘의 작가상은 본상에 홍익종 작가가, 청년 작가상은 이정윤 작가가 수상했다. 올해 송혜수 미술상은 구명본 작가가 받았다. 그중 이 작가와 구 작가가 마침 각각 수상 기념 전시회를 열고 주요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부산미술협회의 오늘의 청년작가상을 받은 이정윤 작가. 9일부터 13일까지 수상기념전을 연다. 작가 제공 부산미술협회의 오늘의 청년작가상을 받은 이정윤 작가. 9일부터 13일까지 수상기념전을 연다. 작가 제공

이정윤 ‘김씨의 자가용’. 작가 제공 이정윤 ‘김씨의 자가용’. 작가 제공

이정윤 ‘김씨의 자가용’. 작가 제공 이정윤 ‘김씨의 자가용’. 작가 제공

먼저 오늘의 청년 작가상을 받은 이정윤 작가가 9일부터 13일까지 금련산 갤러리에서 ‘유연한 오너먼트(LIQUID ORNAMENTS)’전을 연다.

이 작가는 뉴욕 프랫인스티튜트에서 순수미술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부산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끝낸 후 부산을 비롯해 전국 갤러리, 미술관에서 대형 프로젝트, 20회 개인전, 20회의 단체전을 여는 등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부산미술협회 오늘의 청년 작가상 이전에도 2011년 부산바다미술제 우수상, 2014년 봉생문화재단 청년 작가상도 받았다.

이 작가는 자신의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부산 지역 대학 강단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썼고, 지금은 붐빌 스튜디오 대표를 맡아 예술인과 일반인을 위한 전시 교육 프로그램과 동료, 후배 작가들의 전시 기획도 진행하고 있다.

이 작가는 “고향인 부산에서 의미있는 상을 받아 감사하다. 지역 미술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작품 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하고 싶다. 이번 수상 기념전은 무엇으로 변할 가능성을 실험하는 장과 같다”고 소개했다.


이정윤 ‘액체 고양이’. 작가 제공 이정윤 ‘액체 고양이’. 작가 제공

이정윤 ‘액체 고양이’. 작가 제공 이정윤 ‘액체 고양이’. 작가 제공

이정윤 ‘액체 고양이’. 작가 제공 이정윤 ‘액체 고양이’. 작가 제공

이정윤 ‘액체 고양이’. 작가 제공 이정윤 ‘액체 고양이’. 작가 제공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작가는 이제 액체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코끼리가 고양이가 되어도, 고양이가 코끼리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는 세상, 부드럽고 다양한 조각과 드로잉, 유리를 소재로 한 작품을 통해 유연한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라고 제안한다. 흘러내리는 고양이 조각도, 이 작가의 시그니처 같은 코끼리와 고양이가 만나는 드로잉도, 1300도에서 구워 액체 유리를 고체 조각으로 만든 유리 작품도 이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작가는 “예술은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시대를 바라보는 유연한 관점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며 많은 이들이 전시를 찾아 자신만의 길을 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 송혜수 미술상을 받은 구명본 작가. 작가 제공 올해 송혜수 미술상을 받은 구명본 작가. 작가 제공

구명본 ‘pine tree’. 작가 제공 구명본 ‘pine tree’. 작가 제공
구명본 ‘pine tree’. 작가 제공 구명본 ‘pine tree’. 작가 제공

16일부터 21일까지는 같은 공간에서 올해 송혜수 미술상을 받은 구명본 작가의 ‘소나무(pine tree)’전이 열린다.

구명본 작가는 계명대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365회의 개인전과 국제 아트쇼, 300여회에 달하는 기획전에 참여하며 전업 작가의 삶을 살고 있다. 2012년 부산미협 오늘의 작가상 본상도 받았다.

구 작가는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소나무를 재해석해 서양화로 표현하고 있다. 강건하고 토속적인 소나무에는 삶이 녹아 있다. 줄곧 소나무를 그려서 ‘소나무 작가’로 불리며 부산 지역의 구상 회화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구 작가는 “수상 기념전이지만 지난 작업들을 보여주기보다 30여 점의 신작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이번에는 과감하게 붓을 버리고 다른 방식으로 소나무를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현대미술의 흐름에 따라 구 작가는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고민했다. 지난해 친구가 있는 문경의 도자기 공방에 기거하며 흙을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수많은 시도끝에 흙이 아니라 돌가루를 물감과 섞어 캔버스에 올리는 방식을 선택했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기계로 마른 돌가루를 깎으며 새로운 소나무 질감을 얻었다. 색은 배제하고 청색 혹은 적색의 단색으로 작품의 깊이도 더했다.


구명본 ‘pine tree’. 작가 제공 구명본 ‘pine tree’. 작가 제공

구명본 ‘pine tree’. 작가 제공 구명본 ‘pine tree’. 작가 제공

구 작가는 "지금부터 10여 년이 나의 작업의 절정기이며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선보이는 소나무 작업을 바탕으로 부산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곧 전시를 가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구 작가는 덧붙여 부산 동래구 명륜동에 위치한 자신의 작업실을 구명본 미술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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