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문화가 멀지 않다는 걸 보여줘 행복합니다!” [2024 부산스탭업댄스페스티벌]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우승
아프리칸댄스컴퍼니 따그 대표
권이은정-아히폼 다니엘 부부

2024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아프리칸댄스컴퍼니 따그(African Dance Company TAGG) 경연작 ‘아프로(Afro) 아리랑’ 연출과 안무를 맡은 권이은정·다니엘 부부. 청년문화진흥협회 제공 2024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아프리칸댄스컴퍼니 따그(African Dance Company TAGG) 경연작 ‘아프로(Afro) 아리랑’ 연출과 안무를 맡은 권이은정·다니엘 부부. 청년문화진흥협회 제공

“실감이 안 나요. 저희가 1등을 했다는 게…. 작품은 자신이 있었지만, 심사위원 눈에는 어떻게 비칠지 솔직히 걱정했거든요. 지금, 이 순간은 정말 행복합니다. ”

7일 오후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막을 내린 2024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단체)에서 우승한 아프리칸댄스컴퍼니 따그(African Dance Company TAGG·이하 따그)의 권이은정·아히폼 순디아 다니엘 부부는 우승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국내 최고 상금 1500만 원의 주인공이라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고 몇 번이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아프로댄스(Afro Dance·아프리카 전통춤을 변형한 것으로 아프로팝에 접목한 춤) 팀으로 주목받는 따그의 대표이자, 연출·예술감독이자, 안무가이다. 두 사람은 세네갈의 유명한 국제 춤 학교인 ‘에콜 드 사불(모래학교)’ 워크숍에서 처음 만났다. 따그(둥지라는 뜻)는 2016년 창단했고, 경연 대회 참가는 2022년 이후 3년 차이며, 그동안 최고 성적은 2등이었는데 처음으로 1등 상을 받았다.

이번 경연 참가작 ‘아프로(Afro) 아리랑’은 따그와 브레이크 포인츠가 컬래버레이션한 신작으로 총 16명이 출연한다. 아이돌 그룹 NCT의 곡 가운데 아프로팝 리듬을 가미한 ‘팩트체크’로 시작해 방탄소년단(BTS)의 ‘아리랑’을 리믹스 한 곡으로 마무리되는데, 현장에서 지켜본 관객들 모두 함박웃음을 터트리게 할 정도로 행복한 순간을 선사했다.

“춤의 본질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웃음 짓게 만드는 거라 생각합니다. 경연에 참여해 보면 비장한 작품이 더 많지만요. 저희만 해도 이전 작품은 사회적 메시지가 뚜렷한 편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아프리카 춤에 대해 흥겨움과 즐거움을 기대하는 편인데…. 올해는 좀 많이 내려놓자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아프리카 문화가 멀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별도로 만난 권이은정은 맨발로 달려왔다. 그리고 다니엘과 함께 다정하게 사진 포즈를 취했다. 청년문화진흥협회 제공 인터뷰를 위해 별도로 만난 권이은정은 맨발로 달려왔다. 그리고 다니엘과 함께 다정하게 사진 포즈를 취했다. 청년문화진흥협회 제공

특히 다니엘은 솔로로도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전날 열린 ‘월드 스트리트 원온원(1on1) 배틀’(개인) 16강에서 강적 트릭스를 만나 아쉽게 탈락했다. 하지만 다니엘은 얼마 전 국내에서 처음 열린 ‘레드불 댄스 유어 스타일 코리아 2024’에서 ‘베스트 4’에 든 실력파로 개인전 탈락의 아쉬움을 이번 단체전 우승으로 만회했다. 다니엘은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아봐 줄 거로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한 상금은 고생한 단원들에게 상여금으로 우선 나누고, 다음 달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열리는 댄스 워크숍에 초청받아 가는데 그 경비에 보태고 싶다고 전했다.

“다니엘의 고향에서 댄스 워크숍 초청을 많이 하는데, 현지 여건상 아티스트에게 충분한 경비를 지불하지 못합니다. 재능기부 형식이라도 1년에 한 번은 꼭 아프리카에 가서 기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 단체의 정체성이자 영감을 받는 움직임이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전통춤과 아프로팝인 것도 지켜 나가야 하고요.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도 더욱 내실 있게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