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공방 속 국민의힘 첫 합동연설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
당권주자 4인 각색 비전 발표
이면엔 문자·연판장 뇌관
김건희 여사 문자 파동과 ‘제2 연판장’ 논란 속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가 8일 열렸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당 대표 후보는 각각 당 혁신과 보수 재건 등을 내걸며 당 대표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전북·전남·제주 국민의힘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이날 합동연설회는 본격적인 7·23 전당대회 당권레이스의 막을 올린 첫 합동 행사로, 당 대표 후보 4명을 비롯해 최고위원 후보 9명, 청년최고위원 후보 4명이 모두 참석했다.
당 대표 후보들은 이날 ‘계파 정치 타파’, ‘당정 원팀’, ‘구태정치 종결’ 등을 언급하며 서로를 노골적으로 견제하기도 했다. 이날 연설 첫 주자로 나선 윤 후보는 ‘꼴찌의 기적’을 일구겠다며 “당의 썩은 기득권을 타파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 후보는 친윤(친윤석열)계를 겨냥한 듯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승리하면 뭐가 남나. 구태정치에 물들지 않겠다”면서 호남과 제주지역 당심에 구애했다. 나 후보도 계파 정치를 거론하며 “계파정치를 타파하는 정당을 만들고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는 당 대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 후보는 ‘당정 원팀’을 앞세웠다. 그는 “최악은 집안 싸움이다. 대통령과 함께 팀워크로 전면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한 후보와 대통령 간의 불화설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김 여사 문자 파동과 한 후보를 겨냥한 제2 연판장 논란이 이어지면서 장외에선 당권주자 간 공방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 등 계파 갈등으로까지 확전하는 모양새다. 이날 당 지도부는 전당대회 과열 양상과 관련해 후보들의 자중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호남권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5차례에 걸쳐 7·23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울산·경남(10일), 대구·경북(12일), 대전·세종·충북·충남(15일), 서울·인천·경기·강원(17일) 순이다. 당 대표 후보 방송토론회는 오는 9일을 시작으로 6차례 열린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