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사과 묵살 중요한 실책" vs 한 측 "당무 개입 논란 우려”… 김 여사 문자 해석 공방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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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5차례 걸쳐 문자 전송
미안·잘못·사과·죄송 4번 언급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열린 분당갑 당원조직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열린 분당갑 당원조직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의 최대 쟁점이 된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과 관련, 김 여사가 당시 비대위원장이던 한 후보에게 보낸 다섯 차례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대략적으로 공개됐다.

김 여사는 올해 1월 15∼25일 전후로 한 후보에게 5번에 걸쳐 문자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 야권을 중심으로 ‘김건희 리스크’가 지속 거론되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총선을 고려해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시점이다.

김 여사는 처음 보낸 2건의 문자에서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겠다’며 ‘(윤석열)대통령과 전화해보면 어떨지, 내심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 후보는 문자를 받은 사흘 뒤인 18일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김 여사는 19일 ‘사과하면 책임론에 불이 붙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 결정해 주시면 그 뜻 따르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해 오던 김경율 당시 비대위원이 김 여사를 프랑스 혁명 당시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댄 발언을 했던 당일이다. 김 전 비대위원의 발언 사흘 후인 1월 21일, 당시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은 한 후보를 만나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라는 윤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이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과 한 후보의 대응이 윤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 여사는 이틀 뒤인 23일에도 다시 ‘김 비대위원의 극단적 워딩에 가슴 아팠지만 한 위원장 말씀 이해하려 한다’ ‘큰마음 먹고 비대위를 맡아줬는데 충분히 공감된다. 제 잘못에 기인해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는 취지의 문자를 두 차례에 걸쳐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 후보는 김 여사의 모든 문자 메시지에 답을 하지 않았다.

친윤(친윤석열) 그룹에서는 다섯 차례에 걸친 문자에서 김 여사가 거듭 ‘사과’의 뜻을 드러냈다고 주장한다. 친윤계의 지원을 받는 원희룡 후보 캠프의 이준우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과하겠다는 것을 명백하게 밝힌 것이고,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묵살한 한 후보는 선거에 대한 중요한 실책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동훈 캠프 정광재 대변인은 “한 후보가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는데, 그에 따라 사퇴 요구까지 받았던 건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김 여사와) 당무와 관련한 공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게 (드러났다면)야당에게 큰 이슈가 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내에서는 김 여사의 문자 내용이 전대를 앞두고 공개된 배경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는 시각과 함께 영부인이 5차례나 보낸 문자에 의례적인 답변조차 거부한 한 후보의 태도를 지적하는 시각이 엇갈린다. 전창훈 기자 jch@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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