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외국인 근로자 '언어 장벽' AI 번역 기술로 넘는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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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AI 에이전트’ 개발
전남 영암 선박 건조장에 우선 적용

HD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AI 번역 서비스 ‘AI 에이전트’ 화면. HD한국조선해양 제공 HD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AI 번역 서비스 ‘AI 에이전트’ 화면. HD한국조선해양 제공

조선소 내 외국인 근로자의 언어 장벽을 낮추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번역 서비스가 등장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한 번역 서비스 ‘AI 에이전트’의 첫 번째 개발 단계를 완료하고 이를 전남 영암에 위치한 HD현대삼호의 선박 건조 현장에 적용했다고 9일 발표했다.

‘AI 에이전트’는 조선소 내 외국인 근로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HD한국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번역 서비스다. 실제 선박 건조 현장에 최적화한 형태로 제작됐다. 작업자는 AI 에이전트 앱에 대화 내용을 입력하면 챗봇 서버를 통해 메시지가 자동으로 번역돼 채팅앱에 표시된다.

기존에 사용되던 범용 번역 서비스는 조선소 현장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나 방언 등을 정확히 번역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매번 다시 설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HD한국조선해양은 국가 표준 조선 용어 1만 3000개와 선박 건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4200개의 작업 지시 문장을 수집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학습시켰다.

이 서비스는 올해 말까지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등 조선 부문 전 계열사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지원 언어 역시 현재의 베트남어, 우즈베크어, 네팔어, 태국어 등 4개에서 11개 언어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향후 3단계에 걸쳐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2단계 개발을 통해 번역 기능에 음성-텍스트 간 상호 변환 기능을 추가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3단계 개발도 기획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한 명확한 업무 지시 전달은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 보장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항”이라며 “우리의 동료이자 가족인 외국인 근로자들이 현장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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