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나토 회의 전날 대규모 공습 어린이 병원도 폭격 대상 포함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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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곳곳서 미사일 쏟아져
최소 31명 사망에 154명 다쳐

러시아군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막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우크라이나를 대규모로 공습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부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의 어린이 병원에도 러시아의 미사일이 정통으로 꽂히면서 국제 사회의 비난 목소리가 커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 엑스(옛 트위터)에서 러시아군이 미사일 40여 발을 발사해 키이우·드니프로·크리비리흐·슬로비안스크·크라마토르스크 등 여러 도시의 아파트와 인프라 등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날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5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600명이 넘는 환자가 드나드는 키이우의 오크흐마트디트 어린이병원에서는 진료와 수술 준비가 한창이던 오전 10시께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일부 환자들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병원 밖으로 황급히 대피했지만, 치료 중이라 건물 밖으로 이동이 어려웠던 다른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병원 안에 남아있거나 비교적 벽이 두꺼운 식당 등으로 옮겨졌다. 신경 질환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던 안드리 마가레프스카(9)와 그 엄마 올레나 역시 미사일 공격이 날아들 당시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안에 머물고 있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사이렌이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의 공대지 순항미사일 KH-101이 병원 건물 위로 날아들었고, 올레나는 아들을 지키기 위해 그 위로 몸을 던졌다고 말했다. 올레나는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큰 폭발음이 들렸고 나와 내 남편은 둘 다 안드리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며 “창문이 모두 깨졌고, 우리는 공격이 또 발생하거나 잔해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 베개로 아들을 감쌌다”고 말했다.

이날 암 병동 환자들을 비롯해 미처 대피소를 찾지 못한 어린 환자들은 몸에 링거 바늘을 꽂은 채 잔해와 먼지가 나뒹구는 길 위에 덩그러니 앉아있어야 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가디언은 이날 수색 작업 진행 중에도 여러 차례 공습 사이렌이 울려 구조 대원들이 인근으로 대피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공습과 관련해 9일 긴급회의를 연다. 영국, 프랑스, 에콰도르, 슬로베니아, 미국의 요청으로 소집 이번 회의는 러시아 측 공격에 따른 민간인 피해 등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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