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념공원서 리차드 위트컴 장군 제42주기 추모식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고 리처드 위트컴 장군의 제42주기 추모식이 12일 유엔평화기념관과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렸다.

추모식에는 장군의 가족인 민태정 위트컴희망재단 이사장과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 최재원 부산대 총장, 위트컴 조형물 설립을 위한 시민위원회 대표위원 박수영 국회의원과 전종호 부산지방보훈청장, 진 박 주한미군 제19원정지원사령부 사령관, 놀란 바크하우스 주부산 미국영사관 영사, 오은택 남구청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위트컴 장군은 6·25전쟁 때 유엔군 부산군수기지 사령관으로 근무하며 전쟁 고아를 돕고, 부산 재건을 위해 노력한 미국인이다.

그는 1953년 11월 부산역전 대화재로 3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자 상부의 승인 없이 군수창고를 열어 텐트와 먹을 것을 나눠줬다.

이로 인해 장군은 미 의회 청문회에 소환됐지만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라는 말을 남기며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장군은 부산대 캠퍼스 부지 50만 평 확보와 공사를 지원하고 부산 메리놀병원 등 의료기관 건립에 큰 도움을 줬다. 또 퇴역 후에는 한국에 남아 전쟁 고아 돕기와 미군 유해 발굴에 힘을 썼다.

그는 1982년 89세 나이로 영면하면서 ‘한국에 남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부인 한묘숙 여사와 안장돼있다.

한편 위트컴 장군 조형물 건립을 위한 시민위원회는 시민 힘으로 동상을 건립한다는 취지로 2022년 10월부터 ‘1인당 1만 원씩 총 3억 원’ 모금 운동을 시작해 3개월 만에 목표액을 달성했다. 조형물은 지난해 11월 11일 턴 투 워드 행사에 맞춰 남구 유엔평화공원에 조성됐다.

추모식이 끝난 뒤 참석자는 유엔기념공원으로 이동해 위트컴 장군 묘역을 참배하고 조형물을 관람했다. 이어 유엔평화기념관을 방문해 위트컴 장군 영상물과 전시관을 둘러봤다.

박수영 의원은 “위트컴 장군의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가 이뤄졌고, 조형물 건립을 위한 성금 3억 원 모금으로 조형물이 건립됐다”며 “역사 교과서를 통해 위트컴 장군의 이야기를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모두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트컴 장군의 딸이자 위트컴희망재단의 민태정 이사장은 “6·25전쟁 이후에도 부산에 남아 50만 명 이상의 전쟁 고아를 지원했던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그 숭고한 정신을 미래 세대에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