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장모 노랫말 덕에 탄생한 사위의 명곡 ‘그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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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현 작곡가 관한 이야기
금난새 지휘자 유쾌한 고백

13일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지휘자 금난새가 작곡가 금수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3일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지휘자 금난새가 작곡가 금수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13일 ‘대가(大家)의 2세들’ 네 번째 행사로 지휘자 금난새를 초청, 작곡가 금수현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서 태어난 고 금수현 작곡가는 금난새의 아버지이다. 가곡 ‘그네’를 작곡한 것으도 유명한 금수현에 대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음악을 지방에 보급하는 운동가로서 특히 부산과 통영 등지의 음악 문화 발전에 공헌하였다’라고 소개한다. 이날 행사는 부산문화회관 남영희 본부장이 진행했는데, 금난새 씨의 재치 있는 대답으로 객석에서 웃음이 자주 터져 나왔다.

금수현은 부산 출신 소설가이자 한국 최초의 여성 기독교 장로가 된 김말봉의 딸 전혜금을 만나 결혼한다. 소설가 장모와 작곡가 사위의 인연이 아름다운 가곡 ‘그네’를 만들었다. 장모 김말봉이 “사위가 쓴 곡을 많은 사람들이 부르는데, 나도 그런 노래를 하나 남기고 싶다”고 하자, 금수현이 장모의 시를 받아 적었다. 그 시가 ‘세모시 옥색 치마 금박 물린 저 댕기가’로 시작하는 노랫말이 되었다.

금수현은 한글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자신의 흔한 성 ‘김’을 아버지를 비롯한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으로 바꾸고, 자녀들에게도 난새·노상·누리 같은 선구적인 한글 이름을 붙였다. 음악 용어도 ‘다섯줄’, ‘높은 음자리표’, ‘이음줄’, ‘음표’, ‘쉼표’ 등과 같은 순한글로 바꿔 제10회 외솔상을 받았다.

금수현과 금난새 부자가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선 공통점이 이날 행사를 통해 다시 한번 부각됐다. 금수현은 1947년 경남도립극장의 극장장으로 취임하자 한국의 쟁쟁한 음악가들을 초청해 매달 ‘희망 음악회’를 열었다. 1949년에는 ‘노래하자회’를 조직하고 쉬운 새 노래를 만들어 매달 미국공보원(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청중들과 함께 불렀다. 금난새는 1980년부터 해설음악회를 시작하면서 관객과의 소통을 도모했다. 지금은 부산 수영구 망미동 금난새 뮤직센터에서 무료 공연을 160회가량 진행하고 있다.

금난새는 어린 시절을 집에서 음악회가 항상 열린 덕분에 음악이 항상 삶 속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어머니가 치는 피아노를 중심으로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이 함께하는 음악회가 집에서 자주 벌어졌다는 것이다. 금 지휘자는 “세계적인 연주자들은 대개 어릴 때 가족 음악회에서 음악을 시작한다. 우리는 콩쿠르에서 1등 하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음악은 가족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안 틀리는 게 음악이 아니라, 감동을 주는 게 음악이다”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13일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대가(大家)의 2세들’ 네 번째 행사로 지휘자 금난새가 작곡가 금수현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3일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대가(大家)의 2세들’ 네 번째 행사로 지휘자 금난새가 작곡가 금수현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3일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지휘자 금난새가 작곡가 금수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3일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지휘자 금난새가 작곡가 금수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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