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맞선 김두관 파괴력 …PK 지지층 결집에 달렸다
전당대회 들러리 예상과 달리
여론조사서도 PK선 크게 앞서
친명 영향력 가장 약한 지역
‘또대명’(또 당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도전장을 던진 김두관 후보의 파괴력은 부산·울산·경남(PK)에서 확실하게 지지층 결집을 이뤄내느냐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PK는 민주당의 친명(친이재명) 독주 현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당 주류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의 본산으로, 당을 장악한 친명의 영향력이 가장 약한 지역이라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 4·10 총선에서 ‘친명불패’ 공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될 당시, 이 전 대표가 PK를 방문하는 것이 지역 민주당 내 논쟁거리가 될 정도였다. 특히 PK 야권에서는 이재명 지도부가 ‘편법 대출’과 ‘이대생 성상납’ 막말 논란의 양문석, 김준혁 공천을 강행한 것이 막판 지역 내 보수 결집을 불러 박빙 지역의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김 후보 캠프의 정진우 전 중앙당 부대변인은 총선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패인 분석 글에서 “PK 지역은 민주당의 호재가 가장 늦게 득표에 반영되고, 사소한 악재라도 가장 빠르게 표가 떨어져 나간다”며 “막판 양, 김 두 후보 건이 PK 민주당 후보들에게 치명타가 된 것”이라고 당 지도부의 판단 실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총선에서 이런 ‘역풍’을 몸소 느꼈던 김 후보 역시 지난 9일 노무현 균형발전정책의 상징인 세종시에서 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10일에는 경남 김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11일에는 경남 양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등을 통해 친노·친문 결집과 함께 PK를 확실한 지지기반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당 대표 출마 선언 이후 이재명 후보의 ‘들러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 후보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지난 8~9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ARS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2.5%,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한 결과, 이 후보가 44.9%, 김 후보가 37.8%로 두 후보의 격차가 7.1%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K의 경우 김 후보가 49.1%로, 32.3%인 이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 후보가 87.7%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결과를 바꾸기 아직 역부족이지만, 생각보다 차이가 크지 않다”며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중도층의 부정적 인식이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은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한다.
이와 관련, 이, 김 후보는 14일 이번 전대에서 ‘친명(친이재명) 마케팅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 예비경선이 열린 국회도서관에서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자 “친국민·친민주당을 그렇게 (친명으로)표현한 것”이라고 답한 반면, 김 후보는 “당내 다양한 색깔이 있는데 이를 다 묶어내야 한다. 친노·친문·친명 당원들이 함께하는 민주적인 정당으로 끌고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