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맞선 김두관 파괴력 …PK 지지층 결집에 달렸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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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들러리 예상과 달리
여론조사서도 PK선 크게 앞서
친명 영향력 가장 약한 지역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김두관(왼쪽), 김지수(가운데)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김두관(왼쪽), 김지수(가운데)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또대명’(또 당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도전장을 던진 김두관 후보의 파괴력은 부산·울산·경남(PK)에서 확실하게 지지층 결집을 이뤄내느냐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PK는 민주당의 친명(친이재명) 독주 현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당 주류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의 본산으로, 당을 장악한 친명의 영향력이 가장 약한 지역이라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 4·10 총선에서 ‘친명불패’ 공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될 당시, 이 전 대표가 PK를 방문하는 것이 지역 민주당 내 논쟁거리가 될 정도였다. 특히 PK 야권에서는 이재명 지도부가 ‘편법 대출’과 ‘이대생 성상납’ 막말 논란의 양문석, 김준혁 공천을 강행한 것이 막판 지역 내 보수 결집을 불러 박빙 지역의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김 후보 캠프의 정진우 전 중앙당 부대변인은 총선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패인 분석 글에서 “PK 지역은 민주당의 호재가 가장 늦게 득표에 반영되고, 사소한 악재라도 가장 빠르게 표가 떨어져 나간다”며 “막판 양, 김 두 후보 건이 PK 민주당 후보들에게 치명타가 된 것”이라고 당 지도부의 판단 실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총선에서 이런 ‘역풍’을 몸소 느꼈던 김 후보 역시 지난 9일 노무현 균형발전정책의 상징인 세종시에서 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10일에는 경남 김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11일에는 경남 양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등을 통해 친노·친문 결집과 함께 PK를 확실한 지지기반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당 대표 출마 선언 이후 이재명 후보의 ‘들러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 후보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지난 8~9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ARS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2.5%,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한 결과, 이 후보가 44.9%, 김 후보가 37.8%로 두 후보의 격차가 7.1%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K의 경우 김 후보가 49.1%로, 32.3%인 이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 후보가 87.7%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결과를 바꾸기 아직 역부족이지만, 생각보다 차이가 크지 않다”며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중도층의 부정적 인식이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은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한다.

이와 관련, 이, 김 후보는 14일 이번 전대에서 ‘친명(친이재명) 마케팅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 예비경선이 열린 국회도서관에서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자 “친국민·친민주당을 그렇게 (친명으로)표현한 것”이라고 답한 반면, 김 후보는 “당내 다양한 색깔이 있는데 이를 다 묶어내야 한다. 친노·친문·친명 당원들이 함께하는 민주적인 정당으로 끌고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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