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자본주의라는 몬스터 잘 길들여야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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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 사이토 다카시

‘글로벌리즘’이란 뭐냐? 좀 거칠게 말해 ‘나의 먹이가 돼라’이다. 내가 너를 먹게 해 달라는 이야기다. 어려운 지식을 이처럼 알기 쉽게 설명하는 능력자가 사이토 다카시다. 이러니 그의 책은 총 누적 판매 부수가 1000만 부를 넘는다.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은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자본주의·사회주의·파시즘), 종교라는 키워드로 현대사회가 왜 이 모양이 되었는지 이해하게 도와준다.

첫 장 ‘욕망’ 편에 들어 있는 세계 음료 시장을 양분하는 커피와 차 두 가지를 보자. 저자는 여유로운 기분의 홍차에서 각성 작용이 강한 커피로 전환한 것이 미국이 세계를 제패하게 된 하나의 동력이 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해 보면 어느 쪽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국민성이 좌우되는 것 같다.

자본주의·사회주의·파시즘을 ‘세계사에 나타난 몬스터’로 뭉뚱그려 보는 시각도 흥미롭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된 자연적인 시스템인 데 반해, 사회주의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근본적인 차이로 본다. 시간이 지나면 승패는 자명해진다. 아무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본주의라는 몬스터를 적절히 길들이는 지혜다. 제국주의는 사라진 것 같지만 글로벌기업 안에는 제국주의의 메커니즘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겠다.

마지막 장에서는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라는 ‘일신교 3형제’의 기막힌 역사를 짚어 본다. 어떻게 하다 사랑의 종교인 기독교가 제국의 야망과 하나가 되고, 관용적인 이슬람교가 전 세계적인 분쟁의 불씨가 되었을까. 역사의 큰 줄기를 잡아내는 통찰력 덕분에 새로운 역사를 만나게 된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홍성민 /옮긴이/뜨인/344쪽/1만 8000원.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표지.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표지.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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