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수출 회복세인데… 부산은 전망 ‘뒷걸음질’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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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부산지역 수출환경 실태 조사 결과
사실상 응답 71% “올 수출, 약세 수준” 전망
수출경쟁력 강화 위해 물류비 등 비용지원 꼽아

부산상의 제공 부산상의 제공

부산지역 기업의 올해 수출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 회복세를 보이는 전국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8일 부산지역 100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산지역 수출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사의 42%는 “올해 수출도 약세를 보였던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수출 증가를 전망한 기업은 전체의 29%였고,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도 전체의 2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수출실적이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체 기업의 71%가 올해 수출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셈이다. 세계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해외의 수입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응답 기업의 72%가 5개국 이상 수출하고 있지만 전체 91%가 미국 등 특정국가 수출 비중이 30% 이상에 달했다. 특히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새로운 국가에 수출한 기업은 전체의 1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새로운 시장 개척 비중이 낮고 그마저도 기업 자체 노력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인 만큼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판로개척 지원사업이나 통상정책에 대한 실효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응답기업의 28%는 “글로벌 경쟁이 늘었다”고 답했으며, 주요 수출경쟁국으로는 응답사의 63%가 중국을 꼽았다. 해외 경쟁업체와 비교해 경쟁 우위를 가지는 부문으로는 응답사의 73가 ‘품질 경쟁력’을 꼽았으며 가격·품질 모두 우위(14%), 가격우위(9%), 우위없음(4%)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과 수출품목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기술 수준 향상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지역 수출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지원책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물류비 지원 등 비용 지원(41.9%)이 가장 많았다. 홍해 사태와 미-EU의 높은 관세 부과에 대비한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증가 등으로 인해 최근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물류비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까다로운 통관 및 절차 해소 등 수출국 규제 완화(27.7%)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산상의 심재운 경제정책본부장은 “지역 수출기업들의 품질 경쟁력은 우수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취약해 글로벌 위기 속에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기업의 비용 부담 완화와 함께 수출 다변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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