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교육부는 뒷짐…한국국제대 매각 공개입찰 재도전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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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5차 공개입찰 진행…모두 유찰
18일부터 매각 절차 재개…입찰가격 ↓
지자체·교육부 등 미온적 태도 ‘아쉬움’

지난해 8월 폐교한 한국국제대학교 모습. 최근 5차례 연속 공개입찰이 유찰되는 등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김현우 기자 지난해 8월 폐교한 한국국제대학교 모습. 최근 5차례 연속 공개입찰이 유찰되는 등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김현우 기자

지난해 8월 폐교한 경남 진주시 한국국제대학교 부지·건물 매각이 5차 공개입찰까지 유찰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부산일보 7월 3일 자 11면 보도). 지자체·교육부 등 관계 기관이 뒷짐만 지고 있는 사이 6~10차 공개입찰이 시작됐는데, 이번에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매각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8일 한국국제대 파산관재인 이수경 변호사에 따르면 7월 18일부터 9월 9일까지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48, 옛 한국국제대 부지와 교육연구시설 등에 대한 재매각 절차가 시작됐다. 파산관재인이 법원 재매각 공고 허가를 받아 다시 매각 절차에 나섰다. 총 5차례에 걸쳐 입찰이 진행되며, 최고가 응찰자를 우선협상자로 결정한다.

한국국제대 부지·건물 매각은 앞서 5월 말부터 6월 말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공개입찰 형태로 진행됐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가장 큰 원인은 너무 비싼 가격 탓이다.

1차 공개입찰 당시 최저입찰금액은 980억 원으로 현재 한국국제대 부지·건물 감정평가액인 540억 원보다 440억 원 높게 책정됐다. 학교 법인 파산 당시 매겨진 매각 금액인 290억 원에도 살 사람이 없었는데, 1000억 원 가까이 가격이 책정되다 보니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실제 5차 공개입찰까지 진행되는 동안 최저입찰금액이 감정평가액에 인접한 530억 원까지 떨어졌지만 단 1명의 협상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대학 건물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대한 빨리 매입자를 찾아야 하지만 높은 입찰금액이 발목을 잡고 있다. 김현우 기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대학 건물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대한 빨리 매입자를 찾아야 하지만 높은 입찰금액이 발목을 잡고 있다. 김현우 기자

이번에는 앞서 1~5차 공개입찰과 달리 최저입찰금액이 한국국제대 부지·건물 감정평가액인 539억 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회차별 저감률도 높게 책정됐다. 6차 입찰에 실패할 경우 7차 때는 감정평가액의 10%가 저감되고, 여기서도 실패하면 8차 때는 20%가 떨어진다. 계속 유찰돼 10차까지 내려가면 최종 저감률은 40%, 최저입찰금액은 323억 원까지 낮아진다. 여기에 이번에는 입찰 참여자가 나타날 경우 파산관재인이 함께 현장실사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몇몇 의료재단이 200억 원대에 매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가격 차가 그리 크지 않아 매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수경 파산관재인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1~5차 공개입찰이 진행됐지만 너무 높은 입찰금액 탓에 모두 유찰됐다. 이번에는 최저입찰금액이 감정평가액부터 시작하고 최종 공개입찰 때는 40%까지 입찰금액이 떨어지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에는 꼭 매각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도 매각이 실패하면 앞으로는 가시밭길을 걷게 된다. 현재 교육부는 한국국제대가 교육용 자산인 만큼 감정평가액의 50% 이하로는 매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시간을 보내며 매입자를 찾아야 하는데, 매각 일정이 1년이 지나면 다시 감정평가를 받아야 하는 등 상황이 복잡해진다.

일각에서는 지자체나 교육부 등 관계 기관이 대학 매입이나 활용에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우 기자 일각에서는 지자체나 교육부 등 관계 기관이 대학 매입이나 활용에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우 기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지자체나 교육부 등 관계 기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사회에서 거듭 매입을 요청했고, 파산관재인 역시 진주시와 경남도, 교육부를 상대로 임의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이 부족한 데다 딱히 활용할 방안도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남도는 도립거창대와 도립남해대 통합시 대학 건물 활용법도 찾아야 해 한국국제대 매입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수경 파산관재인은 “기관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대학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일반 사기업보다는 관공서에서 인수를 해주면 그런 가치를 좀 더 살릴 수 있는데 아쉽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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