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현지인 위장 작전’ … 민간인 대량 살상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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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뇌부 암살 위한 새 전술 구사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한 소년이 잔해 속에 서 있다. 신화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한 소년이 잔해 속에 서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에서 민간인 위장을 새 전술로 굳혀가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6월 가자지구 내 인질 구출 때 이 전술의 성과를 확인했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여름의 씨앗들’로 명명한 작전에서 245일 동안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4명을 주택가에서 구출했다. 이스라엘 병력은 전혀 공격받지 않은 채 주택가에 들어가 감금자들을 압도하고 구출한 인질을 해변까지 데리고 가 헬기에 태워 보냈다.

작전 목표가 이처럼 달성된 데에는 민간인 위장술이 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은 인질 소재를 확인한 뒤 이들이 억류된 주택 2곳과 구조가 같은 건물을 만들어 몇주 동안 훈련을 했다. 그 과정에 민간인 위장은 필수였다. 하마스 조직원이 이스라엘군을 알아보는 순간 인질을 죽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진입 때도 피격을 막으려고 지붕에 매트리스와 가구를 실은 고물 트럭을 이용했다.

이 같은 위장술은 성과가 확인된 데다가 전쟁이 제한적 정밀작전으로 바뀐 까닭에 더 자주 구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0월 시작된 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대부분을 파괴하고 인질 구출과 수뇌부 살해나 체포에 주력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사 전략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WSJ에 “인질이나 하마스의 고위 지휘관을 찾으려면 지상에 사람을 보내야 하는데 이스라엘 국기를 내걸고 돌아다닐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미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의 다른 자치구인 요르단강 서안을 통제하는 데 민간인 위장술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에서는 이 같은 작전이 전쟁범죄가 되거나 민간인 대량살상 같은 참사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무력충돌과 관련한 국제인도법(전쟁법)에 따라 보호받아야 할 대상의 차림새를 하고 교전하는 경우 맥락에 따라 전쟁범죄로 규정된다. 적군과 민간인을 오인하도록 해 자칫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촉발할 수도 있다.

하마스는 이미 가자지구 내에서 민간인 복장을 하고 주민들과 뒤섞여 이스라엘군과 싸우고 있다. 그 때문에 이스라엘 병사들은 전투에 나설 수 있는 연령의 남성만 보면 모두 적군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고 실토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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