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하반기 인턴 모집신청 1명…하반기에도 전공의 없는 병원 ‘현실화’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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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모집 외과 결원 인원만 뽑아”
인제대백 189명, 동아대 174명 등
사직 처리한 부산 병원은 대거 모집
전공의 복귀 요원한 상태 계속될 듯

19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 100여 명의 대리인 이병철 변호사가 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 삼성서울·서울성모·고려대병원 병원장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직권남용죄로 고소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 100여 명의 대리인 이병철 변호사가 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 삼성서울·서울성모·고려대병원 병원장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직권남용죄로 고소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전국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을 확인한 결과 부산대병원은 전국 수련병원 중 가장 적은 1명을 뽑겠다고 신청했다. 부산 수련병원 중 부산대병원은 전공의 사직 처리를 ‘보류’하고 있어 상반기 전공의 모집 결원 인원만 신청했다는 설명이다.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에서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했다. 지난 3월 기준 전공의 임용 대상자 1만 3531명 중 56.5%에 해당하는 7648명이 사직했다. 인턴은 임용 대상자 3068명 중 96.2%인 2950명이 사직하거나 임용 포기를 선택했고, 레지던트는 1만 463명 중 44.9%인 4698명이 사직을 택했다. 부산대병원과 고신대복음병원 등 41개 병원은 사직 처리 결과를 내지 않았다.

부산대병원의 모집 신청 인원인 1명은 전국 수련병원 중에서도 가장 적은 숫자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여러 가지로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전공의 사직처리를 하지 않았으니 결원이 없는 셈이라, 외과의 정기모집(상반기) 결원 인원 1명 외에 따로 모집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실상 부산대병원은 하반기에도 전공의 없는 병원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체적으로 국립대병원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신청 숫자가 저조했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이 6명, 전북대병원 17명, 전남대병원 26명, 경상국립대병원이 30명, 조선대병원 40명, 울산대병원 45명 등이다. 모두 사직 처리를 ‘보류’한 국립병원이다.

사직처리를 결정하고 복지부에 숫자를 제출한 국립대병원도 하반기 모집 인원이 실제 정원보다 적기는 마찬가지였다. 수도권 ‘빅 5’ 중 하나인 서울대병원은 191명의 전공의를 하반기에 모집하겠다고 신청했지만, 전체 사직자와 임용 포기자 739명과 비교하면 25.8% 수준에 그쳤다. 분당서울대병원은 6명만 뽑겠다고 신청했다.

반면, ‘빅 5’에 속하는 나머지 병원은 임용을 포기하거나 사직한 인원의 100%가 넘거나 이에 준하는 인원을 뽑겠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이 속한 가톨릭중앙의료원이 1019명(임용 포기자+사직자 대비 비율, 115.7%),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이 729명(115%), 삼성서울병원이 521명(103.2%), 서울아산병원이 423명(81.3%)을 뽑을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사직 처리를 완료한 수련병원의 경우 사직한 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을 하반기에 선발한다. 인제대부산백병원이 189명(121.2%), 인제대해운대백병원이 138명(113.1%), 동아대병원이 175명(127.7%)을 하반기 선발하기를 희망했다. 고신대복음병원은 사직 처리는 하지 않았지만, 57명을 뽑겠다고 신청했다. 양산부산대병원은 하반기 50명, 울산대병원은 45명, 성균관대삼성창원병원은 45명을 뽑는다.

하지만 하반기 모집에도 전공의 지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전공의들이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고, 경찰의 ‘전공의 블랙리스트’ 수사에도 눈도 깜짝하지 않는 등 복귀하는 전공의를 향한 집단 압력이 크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 권역 제한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지역병원 소속이던 전공의가 수도권에 지원하는 길이 열렸다는 점도 지역 수련병원에는 악재다. 지역 수련병원은 상반기보다 더 차가운 하반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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