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의 민족’ 한국인, 1인당 한 해 닭고기 소비량 26마리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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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보다 적고 중국·일본보다 많아
작년 닭 10억 마리 도축…수입량도 많아

초복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삼계탕용 닭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초복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삼계탕용 닭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의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삼계탕이 꼽히고 있는 가운데,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1인당 26마리 정도의 닭고기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닭고기 소비량은 20년 만에 배로 늘었다.

2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통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 닭 도축 마릿수는 10억 1137만 마리로 10억 마리를 웃돌았다. 이를 인구(약 5000만 명)수로 나눠 단순 계산하면 한 사람당 20마리를 먹은 셈이다.

그러나 닭고기 수입량은 수출량보다 훨씬 많다. 작년 국내 소비량이 78만 9000t(톤)으로 생산량(60만 7000t)을 30% 웃돈 것을 고려해 국내에서 도축한 닭고기와 수입 닭고기를 합치면 1인당 26마리를 먹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작년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을 무게로 따지면 정육(뼈를 제외한 고기) 기준으로 15.7kg이다.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970년만 해도 1.4kg에 그쳤다. 하지만, 2003년 7.8kg에서 2023년 15.7kg으로 20년 만에 배 수준으로 늘었다.

'K-치킨'이 해외에도 많이 알려졌지만, 한국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많은 편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닭고기를 중심으로 한 가금류 1인당 소비량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소비 추정량이 17.6kg으로 세계 평균(14.6㎏)보다 많았으나 1위인 미국(49.3kg)이나 유럽연합(EU)(23.1kg)에는 한참 못 미쳤다. 아시아에서 닭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말레이시아로, 1인당 가금류 소비량은 47.4kg에 이른다. 일본과 중국의 1인당 가금류 소비량은 각각 13.4kg과 14.1kg으로 한국보다 적다. 인도는 2.2kg에 불과하다.

지난해 국내 3대 육류 1인당 소비량은 60.6kg으로 쌀 소비량(56.4kg)보다 많았다. 돼지고기(30.1kg)가 가장 많았고 닭고기(15.7kg), 소고기(14.8kg) 순이었다.

농촌경제연구원 송우진 연구위원은 "한국인의 육류 소비는 늘고 있지만 서구권보다는 적다"면서 "닭고기를 포함한 육류 소비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닭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시기는 단연 여름이다. 작년 국내 기준으로 7월은 닭 도축 마릿수가 1억 마리를 살짝 웃돌았다. 닭 도축 마릿수가 가장 적은 2월과 비교하면 3000만 마리 더 많은 수치다.

국내에서 한 해 도축하는 닭 6마리 중 1마리는 크기가 작은 삼계(삼계탕용 닭)다. 초복과 중복 무렵 삼계탕을 많이 먹는 7월에는 삼계 비율이 특히 높다. 작년 7월에도 도축한 닭 1억 마리 가운데 약 3000만 마리가 삼계였다.

닭고기 생산업체 관계자는 "여름에 닭고기 소비가 집중적으로 늘어난다. 보양식으로 삼계탕이나 백숙도 먹고 '치맥'(치킨과 맥주)도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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