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에 첫 올림픽 '베테랑 사수'…"입사에 총력, 8년 만의 금 조준"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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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빛낼 태극전사
사격 이은서

소총3자세 세계 랭킹 6위 올라
작년·올해 아시아선수권 '금 4'

이은서가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출정식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은서가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출정식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은서(서산시청)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사격의 다크호스다. 이은서는 서구권 선수가 강세를 보이는 여자 50m 소총3자세에서 세계 랭킹 6위에 오른 강자다. 오랜 담금질 끝에 서른 살에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의 숙원을 풀 수 있는 기대주로 꼽힌다.

소총3자세는 본선에서 7kg이 넘는 무거운 총을 들고 슬사(무릎쏴), 복사(엎드려쏴), 입사(서서쏴) 등 세 방식으로 20발씩 총 60발을 쏜다. 본선 상위 8명이 진출해 메달을 가리는 결선에서는 슬사와 복사를 각각 5발씩 3회 쏘고, 마지막 입사를 5발씩 2회 쏴서 점수가 낮은 2명이 먼저 탈락한다. 이후 입사 1발에 선수 1명씩 탈락하는 방식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18년 전 중학교 1학년 때 사격에 입문한 이은서는 일찍부터 차세대 명사수로 주목받았다. 2009년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이은서는 회장기 전국대회 공기소총 본선에서 400점 만점으로 한국기록 타이를 기록했다. 서서히 국내외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은서는 2022년 카이로 세계사격선수권대회 결선에 오르며 한국 몫의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이은서는 자신이 따낸 출전권으로 처음 올림픽에 참가하게 됐다. 당시 이은서는 2위 선수와 격차를 18.7점으로 벌리며 압도했다.

국내 대회에 비해 힘을 쓰지 못한다는 평가도 받았던 국제 무대 성적도 최근에는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10m 공기소총 혼성전과 여자 50m 소총3자세 단체전에서 동메달 2개를 땄다. 주 종목인 50m 소총3자세 개인전에서는 아쉽게 4위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이은서는 그해 창원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50m 소총3자세를 비롯해 3관왕에 올랐다. 지난 1월 자카르타 아시아선수권대회 50m 소총3자세에서도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은서가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려면 힘과 지구력이 좋은 서구권 선수들을 꺾어야 한다. 특히 50m 소총3자세는 3시간이 넘는 경기 시간 탓에 사격 종목 가운데 체력 소모가 가장 큰 편이다.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는 세계 랭킹 1위 서네이드 매킨토시(영국)다. 올해 카이로와 바쿠, 뮌헨에서 열린 세 차례 월드컵에서 1위에 오른 최강자다. 세계선수권대회 3회 우승한 세계 랭킹 2위 안나 얀센(독일)도 강적이다.

이은서의 강점은 집중력으로 꼽힌다. 올림픽 결선에 오르는 선수들이 슬사와 복사에서 보이는 기량은 평준화됐다. 승패는 입사에서 갈린다. 입사는 경기 후반에 이뤄지고 1발 쏠 때마다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다른 자세에 비해 더 높은 집중력을 요한다. 순간 집중력이 좋아 입사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은서에게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이은서가 출전하는 여자 50m 소총3자세 본선은 한국 시각으로 다음 달 1일, 결선은 2일 열린다. 이은서는 “감이 제일 좋은 상태”라며 “스스로 믿고 경기하도록 많이 연습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다 보여줄 수 있는 꾸준함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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