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맥도날드와 한국의 맛

정달식 논설위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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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음식, 매콤한 양념, 신선한 재료의 조화, 다양한 반찬 등은 한국 음식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 한국의 맛을 잘 드러내 주는 음식으론 어떤 게 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조금 좁혀서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한국의 맛’ 하면 어떤 게 있을까? 우선 김치, 비빔밥, 불고기를 꼽을 수 있겠다. 최근에는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삼겹살, 떡볶이, 김밥도 빼놓을 수 없다.

맥도날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다. 국내에서도 1988년 첫 매장을 개장한 이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단순히 미국식 패스트푸드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 시장에 맞춘 독특한 메뉴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불고기버거와 김치버거가 있다. 2021년 시작된 ‘한국의 맛’ 프로젝트 역시 맥도날드의 한국 현지화 전략의 하나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한정 기간 동안 신메뉴를 선보이는 것이다. 특이한 것은 한국의 맛을 마늘이나 고추 같은 식재료에서 찾았다는 점이다. 고품질 한국 식재료를 활용해 고객에게 신선하고 맛있는 메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도 누린다.

2021년 경남 창녕 마늘을 넣어 시즌 한정 메뉴로 출시한 창녕갈릭버거는 출시 후 한 달여 만에 158만 개가 팔렸다. 원래 국내 마늘 생산지는 경북 의성, 경남 남해 등이 유명한데, 한국의 맛을 통해 창녕 마늘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는 분석이다. 창녕갈릭버거는 2022년 정식 메뉴로 재출시되기도 했다. 2022년 보성녹돈버거, 2023년 진도대파크림크로켓버거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국맥도날드는 버거 외에도 지역 특산품을 접목한 다양한 사이드 메뉴와 음료 메뉴를 개발해 선보였다. 이를 발판으로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을 정도다.

맥도날드가 최근 한국의 맛 2024년 버전으로 경남 진주 고추가 들어간 진주고추크림치즈버거를 포함한 신메뉴 3종을 출시해 인기다. 버거에 고추를 접목한 것은 전 세계 인구의 75%가 고추를 먹고 있을 만큼 글로벌한 식재료인 데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추를 소비하는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맥도날드가 이번에도 한국의 맛 프로젝트로 흥행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지역 특산물 소비 확산과 농가 상생이라는 취지가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한다.


정달식 논설위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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