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보다 밖에서 활로 찾는 윤 대통령
체코 원전 건설사업 수주 계기
특검 등 현안 벗어나 경제 집중
주중 일부 장차관·참모진 교체
윤석열 대통령이 4월 총선 참패 이후 가라앉은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경제 활성화를 화두로 내세웠다. 거대 야당의 특검 및 탄핵 공세, 여당 전당대회의 혼탁상 등 국내 정치에서 한 발짝 거리를 두고 정상외교 성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가장 앞세우는 성과는 체코의 신규 원전 건설사업이다. 형식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지만 사실상 수주를 따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제조업 경기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원전 생태계 정상화’를 국정 과제로 내세운 윤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부작용을 완전히 해소할 기회를 찾았고, 여기에 유럽 원전 시장 진출이라는 쾌거까지 거뒀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올해를 원전 재도약 원년으로 삼겠다고 할 정도로 원전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간에도 체코를 비롯해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4개국 정상과 신규 원전 협력에 관해 논의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 300억 달러(한화 37조 원) 투자 유치 약속에 이어서 다시 한번 ‘대한민국 제1호 영업사원’의 면모를 부각시킨 셈이다. 나토 정상회의 성과와 체코 원전 수주 등의 긍정적 요인이 작용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반등세를 보인 것도 대통령실을 기대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원전 수주가 총선 참패 이후 3개월간 이어진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소비자 물가가 안정되고 반도체·자동차·조선 등의 수출도 호조를 보이면 민심이 바뀔 거란 기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주 일부 장차관과 대통령실 참모진에 대한 추가 인선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재임한 고용노동부 장관의 교체가 점쳐진다. 후임에는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원전 수주에 큰 역할을 한 박성택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이 유력하다. 신설되는 대통령실 저출생수석에는 여성 인사가 낙점될 것으로 보인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