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보다 밖에서 활로 찾는 윤 대통령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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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 건설사업 수주 계기
특검 등 현안 벗어나 경제 집중
주중 일부 장차관·참모진 교체

체코의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체코의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4월 총선 참패 이후 가라앉은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경제 활성화를 화두로 내세웠다. 거대 야당의 특검 및 탄핵 공세, 여당 전당대회의 혼탁상 등 국내 정치에서 한 발짝 거리를 두고 정상외교 성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가장 앞세우는 성과는 체코의 신규 원전 건설사업이다. 형식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지만 사실상 수주를 따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제조업 경기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원전 생태계 정상화’를 국정 과제로 내세운 윤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부작용을 완전히 해소할 기회를 찾았고, 여기에 유럽 원전 시장 진출이라는 쾌거까지 거뒀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올해를 원전 재도약 원년으로 삼겠다고 할 정도로 원전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간에도 체코를 비롯해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4개국 정상과 신규 원전 협력에 관해 논의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 300억 달러(한화 37조 원) 투자 유치 약속에 이어서 다시 한번 ‘대한민국 제1호 영업사원’의 면모를 부각시킨 셈이다. 나토 정상회의 성과와 체코 원전 수주 등의 긍정적 요인이 작용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반등세를 보인 것도 대통령실을 기대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원전 수주가 총선 참패 이후 3개월간 이어진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소비자 물가가 안정되고 반도체·자동차·조선 등의 수출도 호조를 보이면 민심이 바뀔 거란 기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주 일부 장차관과 대통령실 참모진에 대한 추가 인선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재임한 고용노동부 장관의 교체가 점쳐진다. 후임에는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원전 수주에 큰 역할을 한 박성택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이 유력하다. 신설되는 대통령실 저출생수석에는 여성 인사가 낙점될 것으로 보인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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