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대 D-2… 한동훈 ‘한판승’일까, ‘결선’ 대결일까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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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차기 여당 대표 선출 D데이
여론조사 선두 한동훈 1차 승리
단일화 예상 결선투표 여부 관심
패스트트랙 공소 이슈 여파 주목
모바일 당원 투표율은 40.47%
지난 전대보다 낮아 후보들 촉각

지난 19일 SBS 스튜디오에서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나선 나경원(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기자단 제공 지난 19일 SBS 스튜디오에서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나선 나경원(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기자단 제공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7·23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독주 중인 한동훈 후보가 1차 투표에서 ‘한판승’을 거두냐, 단일화가 예상되는 ‘결선투표’로 이어지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당권 레이스 막판에 부상한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 등의 이슈가 당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이목이 쏠린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19일과 20일 모바일 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진행됐다. 이날부터 22일까지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가 이뤄지고, 같은 기간 일반 국민 여론조사도 실시된다. 오는 23일 전당대회 당대표 1차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8일 결선 투표를 거쳐 최종 선출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타 당권주자와 격차를 벌리고 있는 한 후보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를 굳혀가고 있다. 그러나 한 후보가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을 공개한 이슈가 쟁점이 되면서 판세는 더욱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지난 2019년 당시 원내대표였던 나 후보를 비롯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은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저지했다가 기소돼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한 후보는 최근 “나 후보가 공소 취소를 개인적으로 부탁했다”고 주장했고, 나 후보는 “당을 위한 일이었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의 폭로에 ‘입 리스크’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한 후보는 “발언이 신중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패스트트랙 사건 재판에 나 후보를 포함해 전현직 의원, 당협위원장, 보좌진 등 여당에서만 20여 명이 5년 가까이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한 후보의 무심한 발언이 이들의 감정선을 건드렸다는 분석이다. 당내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의 ‘반 한동훈 정서’가 조직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한 후보가 독보적인 ‘팬덤’으로 여론조사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슈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미 전당대회 판이 한 후보 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어졌다”며 “대세를 엎을만한 이슈에까진 미치지 못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히려 한 후보를 비롯한 당권주자들은 ‘낮은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지난 이틀간 진행된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율은 지난해 3·8 전당대회보다 낮은 40.47%를 기록했다. 팬덤에 힘 입어 높은 투표율을 기대한 한 후보 측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 후보의 압도적인 지지율에 다수의 당원이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고무된 나 후보와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의 ‘공소 취소 부탁 폭로’ 여파가 투표율을 낮췄다고 본다. 이는 결선 투표로 이어져 역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원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 후보에게 실망한 많은 당원들이 투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한 후보의 연대 의식 부족을 느낀 당원들의 투표 불참인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 후보의 1차 경선 한판승이 불발될 경우, 결선투표에선 나 후보와 원 후보의 연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서로 “(단일화 제안을)기다리겠다”면서 단일화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한편, 이날 당권주자들은 전대를 앞두고 막판 표심 구애 행보에 나섰다. 한 후보는 지난 주말 양산·김해·울산·창원 등 PK 지역을 두루 돌며 당심을 호소했다. 나 후보는 수도권과 강원 지역을 각각 찾았으며, 원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과 울산·경남 당협을 순회하며 당대표로서의 적임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윤상현 후보도 수도권 당협을 훑으며 막판 당심 견인에 나섰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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