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작곡가 김민기 별세… 향년 73세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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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증세 악화로 21일 눈감아
‘학전’ 운영… 후배 양성 큰 역할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가 2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연합뉴스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가 2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연합뉴스

‘아침 이슬’, ‘상록수’ 등의 대표곡을 남기고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30년 넘게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양성한 가수 김민기가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가수 김민기는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돼 지난 2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195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1969년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가수의 길을 걸었다. 1970년대부터 가수로 활동하며 ‘아침이슬’, ‘상록수’ 등의 명곡을 남겼다. 특히 가수 양희은이 노래한 ‘아침이슬’은 민주화운동 당시 민중의 저항을 상징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했다.

김민기는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으로 꼽히는 ‘학전’을 30년 넘게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 양성에도 매진했다. 1991년 개관한 학전은 배우 황정민, 설경구, 김윤석, 조승우 등 700여 명의 예술인을 배출했다. 고(故) 김광석을 포함해 들국화, 안치환, 이소라, 박학기, 윤도현, 성시경 등도 학전에서 노래하며 성장했다.

학전을 대표하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1994년 초연해 지난해까지 8000회 이상 공연을 진행하며 누적 관람객 72만 명을 모았다. 이후에도 고인은 ‘의형제’(2000), ‘개똥이’(2006), ‘우리는 친구다’(2004), ‘고추장 떡볶이’(2008) 등의 작품을 연출하며 대학로 공연 문화를 이끌었다. 재정난과 김민기 대표의 건강 악화로 지난 3월 학전이 개관 33주년 만에 문을 닫게 되면서 ‘고추장 떡볶이’가 그의 마지막 연출작이 됐다.

지난 4월 SBS는 종합 예술인으로 활동한 그의 발자취를 기록하는 스페셜 다큐멘터리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를 제작해 방송하기도 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발인은 오는 24일 오전 8시 진행되며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유족 측은 “고인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고 전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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