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메이저 대회 ‘올킬’ 최강자…“단체 3연패·첫 개인 금 단칼에 찌른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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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빛낼 태극전사
펜싱 오상욱

그랜드슬램 겨눈 사브르 에이스
‘어펜저스’ 이끌고 새 역사 도전

오상욱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퐁텐블로 프랑스국가방위스포츠센터(CNSD)에 마련된 대한민국 선수단의 사전 캠프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에서 열린 선수단 인터뷰에서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오상욱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퐁텐블로 프랑스국가방위스포츠센터(CNSD)에 마련된 대한민국 선수단의 사전 캠프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에서 열린 선수단 인터뷰에서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27살에 불과한 오상욱(대전광역시청)에게 선수 경력을 빛낼 ‘마지막 퍼즐’을 맞출 기회가 찾아왔다. 오상욱은 세계 남자 사브르 최강자로 꼽히며 세계선수권 등 굵직한 국제 대회를 모두 제패했지만, 아직 올림픽 개인전에서 메달이 없다. 오상욱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 3연패를 이끌고, 개인전 금메달에도 도전한다

오상욱은 10년 전 한국 사브르 첫 고교생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듬해 처음 출전한 국제 대회 파도바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천재 검객의 등장을 세계 펜싱계에 알렸다.

오상욱은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며 가파르게 성장했고 2019년 전성기를 맞이한다. 오상욱은 그해 두 차례 그랑프리에서 우승으로 기세를 올리더니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오상욱은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절정의 기량을 뽐내던 오상욱에게 큰 기대가 쏟아지는 건 당연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오상욱은 개인전 금메달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오상욱은 8강에 그쳤다. 세계 최고 무대가 주는 중압감에 오상욱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에 걸려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고, 경기 중 발목을 다치는 불운도 있었다.

도쿄 올림픽 이후 국제 대회에서 다소 부진했던 오상욱은 지난해부터 다시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다. 오상욱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오상욱이 개인전 결승에서 베테랑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의 4연패 도전을 저지하며 거둔 승리는 한국 펜싱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상징이기도 했다. 오상욱은 지난달 쿠웨이트시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오상욱을 향한 기대감은 다시 최고조다.

이번 올림픽에서 오상욱은 다시 한번 개인전 금빛 찌르기를 시도한다. 도쿄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면서 한국 펜싱의 역사도 새롭게 쓸 기회다. 지금까지 한국 펜싱은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은커녕 결승에 진출한 적도 없다. 오상욱은 이미 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아시안게임을 석권했다. 올림픽에서도 우승한다면 메이저 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런던·도쿄에 이어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단체전에서도 오상욱의 역할은 크다. 오상욱과 함께 구본길, 박성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이 뛰는 한국 대표팀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지난 대회에 이어 뛰어난 기량을 지닌 펜싱 선수들로 새롭게 팀을 꾸렸다며 ‘뉴 어펜저스’라는 별명도 붙었다. 하지만 펜싱 종주국 프랑스, 신흥 강호 미국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오상욱은 마지막 주자라는 무게감을 견디고 에이스의 자격을 입증해야 한다.

오상욱은 “대표팀에서 후배들이 생기면서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며 “파리 올림픽에서도 이전 못지않은 성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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