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바이든 후보 사퇴'에 긴장감 속 관망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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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지지는 초당적…계속 긴밀히 협력"
트럼프 당선 가능성 높아진데 대해선 다양한 시나리오 검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와 관련,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내 지지는 초당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없더라도 윤석열 정부에서 강화된 한미 동맹 관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타국의 국내 정치 관련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자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미측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자체에는 '타국의 정치 상황'이라면서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 이는 향후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거리두기를 하며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이다. 다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미 관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국제 정세 상의 변수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임을 보여준다.

윤 대통령은 2022년 취임 직후부터 바이든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단기간인 취임 11일 만에 한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관계 증진의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4월엔 한미 동맹을 핵 기반 동맹으로 강화한 '워싱턴선언'에 이어 8월에는 한미일 간 협력 정신을 담은 '캠프데이비드 합의'를 맺었다.

또 지난 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두 나라 관계의 정점을 찍었다. 이를 통해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증대로 우려되는 북핵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 기반' 한미 동맹의 완성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통령실은 이같이 긍정적인 한미 관계의 흐름에서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북미 정상회담을 두 번이나 할 정도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우호적이다. 대북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상당히 긴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접근법 역시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노선을 견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노선 재정립 가능성에도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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