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공사 참여 미미… “지역 업체 비중 대폭 늘려야”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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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10조 5000억의 11% 불과
건설사 외 비토목 부문 아예 없어
국토부 재입찰 계기 확대 목소리
“자재·인력 등 투입돼야 경제 도움”
업계, 정부·부산시 상생 노력 촉구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재입찰에서 지역 건설업체들의 비중이 대폭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가덕신공항의 예상도. 부산일보DB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재입찰에서 지역 건설업체들의 비중이 대폭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가덕신공항의 예상도. 부산일보DB

국토교통부가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재입찰에 나서면서 지역 건설사들의 비중이 대폭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사비만 10조 5000억 원으로 부산 역대 최대 규모 공사지만, 지금껏 구성된 컨소시엄에 지역 건설업체 비중은 모두 합쳐 11%에 불과(부산일보 6월 26일 자 1면 등 보도)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비중 확대를 위해 정부와 부산시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시는 22일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와 만나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재입찰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이날 밝혔다. 특히 새로 꾸려질 수도 있는 컨소시엄에 지역 건설업체 참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갖고 의견을 나눴다. 부산시 신공항추진본부 관계자는 “협회로부터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에 참여를 희망하는 지역 업체 명단을 받아볼 계획”이라며 “이를 토대로 건설 대기업을 찾아 다니며 지역 업체 비중 확대를 위해 여러 형태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마감된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사전심사 재입찰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에는 동원개발, 동아지질, 흥우건설, 삼미건설, 협성종합건업, 지원건설(이상 지분율 1%)과 경동건설, 대성문, 영동, 동성산업(이상 0.5%) 등 10곳의 부산 업체가 참여했다. 경남 업체는 대저건설과 대아건설(이상 1%), 정우개발과 대창건설(이상 0.5%) 등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지분율 1%는 1000억 원, 0.5%는 500억 원가량 사업비가 책정됐다.14곳의 지역 업체 지분을 모두 합하면 11%다. 지역 건설업계는 지분율이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낮다고 입을 모은다. 국토부는 지역 업체 지분율에 따라 입찰 가산점을 주는데 1~5%는 2점, 5~10%는 4점, 10~20%는 6점, 20% 이상은 8점이다. 가산점 6점을 받기 위해 턱걸이로 지분율 10%를 넘긴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특히 이 컨소시엄에서 정보통신, 전기, 소방, 산업·환경설비 등 비토목 부문에는 지역 건설업체 지분이 하나도 없다. 비토목 부문을 다 합치면 전체 공사 금액의 4.8%에 불과하지만, 총 규모가 10조 5000억 원인 만큼 여기에 할당된 공사비는 5000억 원이 넘는다.

부산의 한 건설업체 고위 관계자는 “지역 업체들의 비중을 다 합치면 20%는 될 줄 알았는데 이보다 한참 모자라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고도의 기술력과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들지만 이를 감수하면서도 가덕신공항 사업에 높은 비중으로 참여하고 싶은 업체들이 있다. 공사를 원활히 수행하면 전국 단위 건설사로 발돋움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위 10대 건설사 중 2개사까지만 공동 수급 가능했던 기존 입찰 조건은 이번 재입찰부터 3개사까지 가능토록 확대된다. 업계 의견을 수용해 조건을 완화한 것으로 추가적인 컨소시엄이 꾸려질 수도 있고, 기존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대기업이 1곳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 김태하 사무처장은 “컨소시엄에 대기업이 3곳으로 늘어나더라도 여론을 의식한다면 지역 업체 비중을 줄이지 않고 대기업끼리 비율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역 건설업체 비중이 늘어야 실제 공사 과정에서 지역의 자재나 장비, 인력이 대거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지역 비중을 대폭 확보해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사기업의 결정을 강제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나 시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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