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묶고 원피스 입은 조정석 “‘파일럿’ 위해 7kg 감량”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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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개봉 영화 ‘파일럿’에서
여장 남자 역할 맡아 웃음 사냥
사흘 동안 100벌 의상 입어
“코미디 연기는 ‘앙상블’ 중요”

배우 조정석이 영화 ‘파일럿’으로 극장 관객을 만난다. 잼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조정석이 영화 ‘파일럿’으로 극장 관객을 만난다. 잼엔터테인먼트 제공

“키토 식단으로 7kg 감량했어요. 사람들이 여장한 저를 못 알아볼 땐 짜릿하더라고요.”

영화 ‘파일럿’에선 조정석의 ‘두 얼굴’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이 여장하고 항공사에 재취업하는 남자 파일럿의 이야기를 그리는 덕분이다. 조정석은 이 캐릭터를 위해 “식단과 운동을 병행해 다이어트했다”며 “의상 피팅도 100벌 넘게 했다”고 밝혔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에서 조정석은 극 중 한정우·한정미를 맡아 열심히 달린다. 자칫 비호감일 수 있는 캐릭터를 특유의 넉살로 꾸며주고, 상영시간 111분간 남자와 여자를 넘나들며 웃음을 끌어낸다. 조정석이 전작 ‘건축학개론’(2012년),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년), ‘형’(2016년), ‘엑시트’(2019년) 등에서 쌓아 올린 코미디 내공은 이번 작품에서 빛을 발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여장 분장’이다. 기본 캐릭터는 물론 여장한 캐릭터까지 현실감 있게 빚어 관객을 스크린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조정석의 첫 번째 목표였다. 영화가 코미디 장르 옷을 입었지만, 그 안에 있는 인물이 비현실적이면 이야기가 붕 뜰 수 있어 ‘여장’에 더 신경을 썼다. 조정석은 “(여장하는) 작품을 계속 만나는 걸 보니 운명인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뮤지컬 ‘헤드윅’ 땐 제 목소리를 녹여도 되는 캐릭터였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며 “이번엔 제 목소리에서 가장 높은 음역을 사용하면서 인위적이거나 작위적으로 들리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파일럿’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파일럿’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파일럿’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파일럿’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자연스러운 외모를 위해서는 수많은 의상 착용과 카메라 테스트를 거쳤다. 사흘간 하루 5~6시간씩 100벌 넘는 의상을 입어봤단다. 긴 머리 가발을 써보고, 쌍꺼풀 테이프로 눈을 진하게 만들어보기도 했다. 조정석은 “긴 머리는 내가 봐도 탈락이었다”면서 “제가 쌍꺼풀이 없어서 만들어 봤는데 그것도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 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머리를 동그랗게 말아 올린 정복 차림, 중단발에 원피스 차림이 완성됐다. 그의 여장을 두고 관객 사이에서 배우 박보영과 최강희를 닮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는 “너무 영광”이라고 웃었다.

“하이힐을 신으면 자연스럽게 걸음걸이가 나왔어요. 하이힐을 신고 뛰는 장면은 겨울에 셔츠 한 장 걸치고 찍었죠. 육교를 오르고, 계단도 뛰고 하니까 다리 뒤쪽 근육이 올라와서 고생했어요. 옷은 ‘쿨톤’ 색상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특히 원피스가 잘 어울렸어요.(웃음)”

조정석은 코미디 연기를 ‘앙상블’이라고 말했다.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상대, 상황과 어우러질 때 진짜 웃음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다른 연기도 그렇지만, 코미디 연기는 절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옆에 누가 있어야 하고 호흡이 맞아야 재미가 극대화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정석은 “코믹 연기에 대한 이미지 걱정은 나보다 주변에서 더 많이 한다”며 “코미디 연기를 하는 건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내가 즐거운 걸 택한 결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코미디물이나 코미디 연기를 하는 것에 어떤 거리낌은 없을 거예요. 저는 모든 일을 ‘성공하거나 배우거나’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거든요. 그렇게 정진하면 더 나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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