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넘어 세계 무대 최고 도전 “역대 가장 긴 273km 코스 출전”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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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빛낼 태극전사
사이클 김유로

항저우 ‘은’·아시아선수권 ‘금’
장거리·지형 변수…이변 노려

김유로(한국국토정보공사)가 지난달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유로(한국국토정보공사)가 지난달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 사이클 신성 김유로(사진·한국국토정보공사)의 금빛 레이스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출발한다. 24살 김유로는 그동안 여자 선수들이 이끌어온 한국 사이클에 오랜만에 등장한 남자 기대주다. 파리 올림픽에서 ‘사이클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개인도로에 출전하는 김유로는 세계 최고의 무대를 질주하며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 한다.

김유로가 처음 두각을 드러낸 분야는 도로가 아닌 트랙이었다. 김유로는 청소년 시절 2017년 전국체전 4관왕을 시작으로 투르 드 DMZ 국제청소년도로사이클대회, 2019년 일본 트랙컵 메디슨 등에서 우승하며 주가를 높였다. 2020년 아시아트랙사이클선수권대회 매디슨과 포인트레이스에서도 1위에 오르며 성인 무대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김유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김유로는 매디슨 종목에서 신동인(강진군청)과 팀을 이뤄 은메달을 합작했다. 두 선수는 마지막 구간을 앞두고 48점으로 일본보다 4점 앞섰다. 하지만 기존 점수의 2배가 걸린 마지막 구간에서 일본은 10점, 한국은 6점을 획득해 동점이 됐다. 끝내 일본이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면서 김유로는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쳤다.

경기 막판 간발의 차이로 메달 색이 바뀐 경험은 김유로에게 약이 됐다. 지난달 열린 아시아도로사이클선수권대회 개인도로에서 금메달을 땄다. 김유로는 158km 구간을 3시간 21분 4초 만에 주파했다. 결승선을 앞두고 여러 선수가 경합하는 상황에서 김유로가 펼친 흔들림없는 질주는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도로와 함께 트랙 중·장거리 종목을 병행하며 단련한 스프린트가 빛을 발했다. 김유로는 이 대회 개인도로에서 박상홍(한국국토정보공사) 이후 7년 만에 우승한 한국 선수다.

이번 올림픽에서 김유로는 역대 가장 긴 273km의 코스를 주행해야 한다. 파리에서 출발해 13곳의 산악 지형을 거쳐 다시 파리로 돌아온다. 베르사유 궁전, 루브르 박물관, 에펠탐 등 파리의 명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레이스도 백미다.

아직 세계 사이클의 중심은 유럽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의 격차는 분명히 존재한다. 김유로도 그 사실을 잘 안다. 하지만 산악 지형이 포함된 긴 거리를 달린다는 변수 속에서 자신의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한다면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김유로는 “선수가 느끼기에도 부담스러운 거리지만 충실히 준비하고 훈련했다”며 “최선의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는 게 국가대표 선수로서 의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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