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에 밀려… 침례병원 공공화 감감무소식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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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건정심 소위 개최 지연
119 이송 시간 금정구가 최장

침례병원. 침례병원.

지역 숙원 사업인 ‘침례병원 공공화’, 즉 보험자병원 설립를 위한 최종 관문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심의가 의정 갈등을 이유로 개최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침례병원이 위치한 부산 금정구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은 지난 22일 보건복지부 면담을 가졌지만 건정심 소위원회 일정에 대한 확답을 받진 못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의정 갈등으로 침례병원 공공화 안건이 논의될 건정심 소위 일정을 확언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침례병원 공공화는 2017년 파산한 침례병원을 국가가 운영하는 지역 거점 병원인 보험자병원으로 탈바꿈하는 계획이다. 백 의원은 이 사안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고, 윤석열 대통령도 지역의료 정책 공약에 포함한 내용이다.

건정심 소위 통과는 사업 추진을 위해 넘어야 할 최종 관문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침례병원 공공화 안건이 건정심에 상정됐으나 통과되지 못했다. 부산시 등이 제출한 관련 자료 부실이 문제점으로 꼽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복지부는 2024년 초 건정심 소위 차원에서 안건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의대 정원 확대 추진으로 쟁점 현안이 산적했다는 이유로, 건정심 소위가 차일피일 미뤄졌다. 애초 복지부가 소위를 계획했던 시점에서 수개월이 지났다.

부산시는 이미 449억 원 정도를 투입해 침례병원 부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침례병원 총사업비는 2475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투입 예산은 향후 계획에 따라 유동적이다. 건정심 절차 이후 병원을 설립·개원하기까지는 6~8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역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부산시의회 이준호(금정2) 의원이 소방재난본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19구급대를 통한 환자 병원 이송 소요 시간은 부산시 전체 평균이 25분이었다. 하지만 침례병원 폐쇄 이후 금정구는 31분으로 나타나 부산 16개 구·군 중 가장 오래 걸린다.

부산시는 지적받은 부분을 보완한 만큼 건정심 소위를 빠르게 열어 달라는 입장이다.

부산시 이소라 시민건강국장은 “적자 가능성 등에 대한 설득 논리를 세우고 대책을 마련했다”며 “건정심 소위가 빨리 열려 긍정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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