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앞바다 37% 사막화, 전국 평균보다 심각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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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갯녹음 현상 서서히 확산
바닷속 생태계 붕괴 우려 커져
해조류 군락지 확대 한 목소리
"해양 바이오 연구 고도화해야”

23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변화 대응, 수산업 발전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3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변화 대응, 수산업 발전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일명 ‘바다 사막화’라 불리는 갯녹음 현상이 유독 부산 앞바다에 두드러져 해양 생태계 교란이 우려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기후변화에 맞서 바다숲 조성, 수산 바이오 연구·개발 고도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수산정책포럼은 23일 오후 2시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 콘퍼런스홀에서 ‘기후변화 대응, 수산업 발전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탄소 저감 등 국제 사회의 기후변화 극복 노력에 맞춰 국내 수산업도 관련 대책을 고민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한국수산자원공단(FIRA) 최임호 블루카본전략실장은 ‘부산 연안 생태계 복원 확대 방안 및 블루카본(해양탄소흡수원) 연계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FIR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부산 연안 2만 462㎢ 중 갯녹음 면적은 7614㎢로 약 37.2%에 달했다. 3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70㎢(0.3%포인트) 늘어났으며, 전국 평균 갯녹음 비율인 36.6%보다 높았다.

갯녹음이란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해양 쓰레기 등으로 연안 해역 자연 암반의 해조류와 다른 수산 자원이 감소하는 현상이다. 마치 사막처럼 변하는 것 같다고 해 바다 사막화로 불리기도 한다. 갯녹음의 광범위한 확산은 해양 생태계를 교란·붕괴시킬 수 있다.

최 실장은 “기후변화 흐름 속에서 국내 수산업이 지속하려면 수산 생물에 서식처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탄소 저감 효과가 뛰어나 블루카본으로 주목받는 해조류 군락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해조류 군락지를 인위로 조성하는 바다숲 조성 사업 확장을 위해 FIRA는 관련 연구·개발과 국제 인증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립수산과학원 김영옥 생명공학과장은 ‘수산 바이오 연구개발 현황 및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수과원에 따르면 국내 해양바이오산업 규모는 2020년 기준 6405억 원이지만 2027년 1조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현재 해양바이오산업은 국내 전체 바이오산업 매출의 9.6%, 고용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김 과장은 “해양수산 생물 자원은 육상 자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종류가 적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바이오경제 발전의 핵심”이라면서 “어류 줄기세포 배양 등 다양한 바이오 기술을 연구·개발해야 수산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국립부경대 손재학 교수(전 해양수산부 차관)가 좌장을 맡고 해수부 임태호 수산자원정책과장,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상우 어촌연구부장,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김충곤 기후대응생태연구부 책임연구원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부산수산정책포럼 류청로 대표이사장은 “이번 토론회는 해양 생태계를 보호·관리하고 수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현재를 진단하고 관련 과제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앞서 지난 4월 신세계와 체결한 ‘부산 연안 바다 생태숲 조성 실천’ 협약에 따라 기장 연안에 해양 보호 생물인 잘피 서식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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