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부산도 피해 속출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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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식당·티켓 등 구매자 난감
대금 정산 이어 환불 제대로 안돼
회사 측 “정상화 노력 최선 다해”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모습. 연합뉴스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모습. 연합뉴스

최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싱가포르 본사)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한 피해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티몬을 통해 여행 상품을 구매해 다음 달 초 해외 여행을 떠날 예정이던 김 모(43) 씨는 지난 23일 오후 갑작스레 여행 상품을 취소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해당 여행사가 티몬으로부터 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면서 부득이하게 여행 상품을 취소한다는 연락이었다. 김 씨는 “여행사에서는 예정대로 진행하려면 수십만 원의 추가 요금을 더 내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당장 열흘 뒤 출발인데 소비자가 이렇게 손해를 봐야 하느냐”며 열을 올렸다.

부산 지역에서도 피해를 본 업체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부산의 한 호텔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최근 대행 업체로부터 정산금 지급이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는 공문을 받았다. 이 레스토랑은 대행 업체를 통해 티몬, 위메프, 네이버, 카카오 등에 식사권을 판매하고 있는데, 대행 업체가 티몬·위메프로부터 정산을 받지 못하면서 연쇄적으로 대금 지연 사태가 이어진 것이다. 이 호텔 관계자는 “6월 한 달간 판매한 금액을 정산 예정일에 받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이번 달에도 상황이 지속된다면 피해 금액은 1600만 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키즈 카페도 정산 지연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 해당 키즈 카페 관계자는 “위메프·티몬으로 티켓을 구매해서 찾는 고객이 절반 이상인데, 정산일이 계속 밀리고 있는 상태”라면서 “아직 고객에게 구매 취소 연락을 돌리지는 않았으나 정산 지연이 지속된다면 고객에게도 연락을 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위메프와 티몬에선 판매자에 대한 대금 정산뿐 아니라 소비자 환불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자지급 결제대행(PG)업체들은 지난 23일부터 위메프·티몬 기존 결제 건에 대한 카드 취소를 막았다. 고객들의 취소 신청이 빗발치자 손해를 막기 위해 카드 취소 통로를 막은 것이다. 이 때문에 위메프·티몬 고객은 환불 요청 시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현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번 사태는 큐텐 그룹이 무리한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현금이 부족해져 발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들어 위메프와 티몬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티몬 캐시와 상품권 등을 위주로 적극적인 할인 판매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큐텐그룹 관계자는 “소액 판매자에 대한 정산은 지금도 계속 하고 있으며 규모가 큰 판매자에 대한 대금 정산을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면서 “정산과 환불 절차를 모두 정상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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