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망치한 ? 윤망치한 ! 운명 공동체 외친 윤·한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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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지도부 현충원 참배로 첫 일정
윤 대통령, 국힘 새 지도부와 만찬회동
전대 낙선자까지 함께해 대화합 연출
당정 소통 위한 정례 회동 부활할 수도
총선 후 잠복한 갈등 언제든 재발 가능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당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가 24일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높은 지지도를 기반으로 닻을 올린 '한동훈호'는 출범 첫날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을 갖고 '원팀' 정신을 강조하는 등 당분간 당내 분열을 봉합하는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일정에는 새로 선출된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 진종오 청년최고위원이 동행했다. 한 대표는 현충탑을 향해 경례와 묵념을 마친 뒤 방명록에 '더 경청하고, 더 설명하고, 더 설득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고 함께 미래로 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한 대표는 이후 국회에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했다.

한 대표는 전날 전당대회 직후 윤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통화에서 "앞으로 당정이 화합해서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윤 대통령은 '잘해 달라'는 취지로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정 관계를 생산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대통령을 찾아뵙고 자주 소통드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전당대회 전후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불화설이 불거졌던 만큼 양측 모두 원활한 당정 관계 정립에 힘쓰는 모양새다. 여기에 전당대회를 거치며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계파 갈등과 비방전 등 내홍도 빚어졌던 만큼, 한 대표는 당분간 대통령실은 물론 당내 의원들과의 합 맞추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도 한동훈 대표 체제와 본격적인 공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최근까지 당내 친윤(친윤석열)계를 통해 한 대표를 끊임없이 견제하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여당 새 지도부와의 협력 없이는 국정운영이 힘든 상황이어서 상생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 대표 경선에서 낙선한 인사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지난해 전대에서 김기현 대표가 선출됐을 때는 사흘이나 지나 새 지도부를 대통령실로 초청했지만 이번에는 곧바로 회동을 가지면서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당정 간 소통과 협력 강화를 거듭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도 한미 가치 동맹 복원, 체코 원전 수주, 불법 파업에 대한 단호한 대처 등을 윤석열 정부의 성과로 거론하면서 현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의 의지를 피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만찬은 대화합의 만찬이라고 해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대 낙선자들까지 만찬에 초청한 것엔 “전당대회가 그만큼 치열했기 때문에 화합 차원에서 다 같이 초청했다”고 말했다.

이번 만찬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나 정례 회동 부활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정 조율을 통해서 추후에 그런 것(독대)도 다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정례 회동 부활에는 “어떤 식으로 당정이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들이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4·10 총선 이후 멀어진 두 사람 사이가 완전히 봉합될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당장 한 대표는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비공개로 조사한 데 대해 “검찰이 수사 방식을 정하는 데 있어서 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전대에서 수평적 당정 관계를 주장하며 ‘채 상병 특검법’, 대통령실 제2부속실(대통령 부인을 전담하는 조직) 재설치 등을 공약했다. 한 대표는 이날 제3자 추천 방식 채 상병 특검법 추진의 뜻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이 가장 껄끄러워 하는 이슈들을 놓고 벌써부터 이견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2인자’의 조기 등판을 용납하지 않는 대통령제의 특성상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또다시 갈등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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