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이전 반대’ 김민석에 1등 몰아준 부산 민주당…‘이재명 러닝메이트’만 부각돼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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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가 지역구인 김민석, “산은 이전 저지” 총선 공약으로 내세워
‘정봉주 견제’ 나선 친명, 부산에서도 ‘이재명 전략가’ 김민석 지지

‘산업은행 부산 이전 저지’를 주장해온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가 당의 부산 순회경선에서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김 후보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산업은행 부산 이전 저지’를 주장해온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가 당의 부산 순회경선에서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김 후보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산업은행 부산 이전 저지’를 주장해온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가 당의 부산 순회경선에서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김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순회경선에서 모두 최고위원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정봉주 돌풍’에 위기감을 느낀 이재명 후보 지지층이 이 후보의 ‘러닝메이트’격인 김 후보에 표를 몰아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은이 위치한 여의도(영등포을)가 지역구인 김 후보는 ‘산업은행 이전 저지’가 지난 총선 공약이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산은 부산 이전 방침이 발표되자 저지 기자회견. 간담회, 토론회를 이끌면서 이전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총선에서는 “산업은행·금융특구, 누가 대통령과 맞서 지켜낼 수 있습니까”라며 “산업은행 이전 저지로 대한민국 금융 중심지 완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김 후보는 지난 27일 부산 순회경선 연설에서 산은 이전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만 강조했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부산시장 경선에 나섰던 인연을 언급하면서 ‘부산 영신양복점 할아버님의 손주’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면서 “부산을 살리기 위해 젊은 피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경선 연설에서 산은 이전 책임론을 제기한 김두관 후보를 향해 “저들(국민의힘)의 프레임에 휘둘리지 말자. 이재명은 치열하게 노력했다”면서 “(제대로)알고 비판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위원이 되면 다음 대통령 이재명을 만들겠다”면서 “그것이 다음 지방선거에서 부산에서 승리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날 부산 경선에서 21.51%의 득표율로 최고위원 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울산에서도 20.05%, 경남에서도 19.75%로 1위를 차지했다. 앞선 1∼4차 경선에서 4위에 머물렀던 김 후보는 부울경 경선 1위의 영향으로 누적 2위에 올라섰다.

김 후보가 부울경 경선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데 대해선 친명계의 위기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분류돼 ‘수석최고위원’을 노리고 있다. 김 후보의 전당대회 구호도 ‘대통령을 만드는 수석전략가’다.

그러나 원외인 정봉주 후보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최고위원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김 후보가 상대적으로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이 후보 강성 지지층 일각에서 김 후보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결국 부울경 몰표로 이어졌다.

‘산은 이전 반대’를 주장하는 김 후보가 부산에서도 득표율 1위를 차지한 데 대해선 이 후보 강성 지지층이 ‘지역 현안’을 외면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가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 만들기’ 주장으로 이어지면서 산은 이전 등 지역 현안까지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차기 지도부가 완성된 이후 산은법 개정 등 산은 부산 이전 정책에 민주당이 협력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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