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선, 260년 만에 일본 본토 기항한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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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해신제·31일 출항 예정
쓰시마·이키·시모노세키 행사
8월 말께 부산으로 돌아올 듯

오는 31일 제14차 항해에 나설 조선통신사선. 사진은 지난해 부산 중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일본을 향해 출항하는 모습. 부산일보DB 오는 31일 제14차 항해에 나설 조선통신사선. 사진은 지난해 부산 중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일본을 향해 출항하는 모습. 부산일보DB

한일 문화교류의 상징으로 2018년 재현한 조선통신사선이 260년 만에 일본 본토(혼슈) 첫 기항지인 시모노세키로 들어간다. 조선통신사 사행은 1811년 12차가 마지막이었지만, 일본 본토에 기항하는 것은 1764년 제11차(1763년 8월 3일~1764년 7월 8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조선통신사선은 212년 만에 쓰시마에 입항해 주목받았다.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14차 항해’가 되는 이번 조선통신사선 출항은 기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오는 31일로 잠정 확정됐다. 국가유산청 소유의 조선통신사선은 국립해양유산연구소(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이름이 바뀜)가 2018년 10월 25일 진수해 관리·운영 중이다. 149톤 규모의 이 배는 길이 34.5m, 너비 9.3m, 높이 5.0m이고, 530마력 엔진(2대)에 전통 돛(2대)을 사용해 항해한다. 예전의 조선통신사 뱃길이 그랬듯 부산을 출발해 쓰시마 북부에 배를 댄 후, 해안선을 따라 남하하다가 이키섬을 거쳐 시모노세키로 향할 예정이다.

출항 전날인 30일 오후 7시 30분에는 조선통신사선의 무사 항해를 기원하는 ‘해신제’가 부산 동구 조선통신사역사관과 영가대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해신제를 주도하는 삼헌(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은 국립해양유산연구소장, 부산문화재단 생활본부장, 국립해양연구소 통신사선 담당 과장이 맡는다. 식전 행사로 시민 대상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해신제는 별도 신청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올해 조선통신사 문화교류 사업은 부산문화재단과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공동 주관하고, 일본에선 쓰시마시, 이키시, 시모노세키시가 함께한다. 조선통신사선은 일본 현지에서 선상박물관 운영과 특별 공연 등을 선보인 뒤 8월 말께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다.

8월 첫 주말인 3일과 4일엔 올해 60주년을 맞는 쓰시마시 이즈하라항 축제(8월 3~4일)와 연계한 쓰시마 행사로 진행된다. 8월 9~11일 두 번째 주말엔 이키시에서 이키 행사를 추진한다. 이키 행사는 올해 5월 이키 시장이 부산을 처음 방문한 뒤 성사됐으며,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하이라이트인 시모노세키 행사는 바칸 축제(8월 24~25일)와 연계해 8월 23~25일 마련된다. 시모노세키에서의 조선통신사 사업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해 학술 심포지엄을 여는 것 외에 조선통신사선 입항 세리머니, 행렬 재현, 한일 문화교류 공연 등이 성대하게 펼쳐진다. 부산에서도 취타대, 공연단, 행렬 스태프 등 13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한편 조선통신사는 일본 에도막부가 임진왜란 이후 단절된 국교 회복을 위해 조선에 요청한 외교사절단으로 1607년부터 1811년까지 모두 12회에 걸쳐 일본을 방문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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