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3연패 부산 출신 스타…5번째 올림픽 출전 베테랑 승부사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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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빛낼 태극전사
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1인승 딩기 종목 출전
‘도쿄’서 첫 톱 10…입상 도전

하지민은 다음 달 1일(현지시간)부터 6일간 11차례 레이스에 나서 메달을 노린다. 연합뉴스 하지민은 다음 달 1일(현지시간)부터 6일간 11차례 레이스에 나서 메달을 노린다. 연합뉴스

파리에서 5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는 하지민(해운대구청)은 한국 요트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하며 아시아에서도 최정상급 선수로 꼽힌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 무대 입상을 향한 힘찬 항해에 나선다.

하지민은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 처음 요트를 시작했다. 고향인 부산에서 어린이 강습에 참가한 형을 지켜보면서 요트에 흥미를 느꼈다. 하지민은 2007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2008년엔 19살의 나이로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이래 오랫동안 한국 요트의 간판 역할을 했다.

하지민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연속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해 항저우 대회에서는 라이언 로(싱가포르)에게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요트는 경주 별로 순위에 따라 벌점을 부과한다. 1위는 1점, 2위는 2점을 삭감하는 식이다. 최종 경주에서는 벌점을 2배로 부여한다. 로는 최종 벌점으로 26점을 받았고, 하지민은 33점이었다. 하지민은 경기 초반 부진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경기력이 올라왔다. 마지막 레이스에서 충분히 역전을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기상 조건이 변수였다. 경기장 일대에 바람이 불지 않아 최종 경주가 취소되면서 대역전극의 꿈도 멈춰야 했다.

하지민은 올해 4월 프랑스 남부 도시 이에르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 남자 레이저급 경기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민이 아니었다면 한국 요트는 이번 올림픽에 출전자를 내지 못 할 뻔했다.

하지민은 지난 네 번의 올림픽에서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하지만 하지민의 성적은 지난 16년 동안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하지민은 처음 출전한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28위, 2012년 런던 대회에서 24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13위에 올랐다. 지난 2021년 도쿄 대회에서는 7위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상위 10위에 진입했다. 하지민은 자신의 기록과 경쟁하며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하지민에게 거는 기대가 특별한 이유다.

하지민은 레이저급 1인승 딩기 요트 종목에 출전한다. 딩기 요트는 엔진과 선실을 갖추지 않고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는 배다. 다음 달 1일(현지시간)부터 6일간 11차례 레이스의 성적을 종합해 최종 승자를 가린다.

이번 올림픽 요트 경기는 프랑스 남부의 대표적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 열린다. 요트는 경기가 펼쳐지는 바다의 기후에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실제 훈련의 상당 부분도 현지 적응에 할애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르세유의 바다와 바람을 적절히 읽고, 대응해야 메달권 진입이 가능하다.

요트에서는 유럽을 비롯한 서구권 선수들이 전통적으로 강세다. 유럽의 요트 강자들은 몇 년 전부터 올림픽을 목표로 마르세유에 자리 잡고 훈련했다. 하지민은 지난달 전지훈련을 통해 처음으로 마르세유의 바다를 경험했다. 하지민은 “바람이 다양하게 불어서 변수가 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며 “반대로 생각하면 또 누구에게나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잘 믿고 경기를 해내는 것이 지금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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