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을 '블록체인 도시'로 키우는 마중물 되겠다" 류홍열 비댁스 대표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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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 분야 전문 변호사
금융 변화 이끌고 싶어 창업 결심
한국 대표 '디지털 자산은행' 목표

비댁스 류홍열 대표는 “부산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 디지털 자산은행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비댁스 제공 비댁스 류홍열 대표는 “부산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 디지털 자산은행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비댁스 제공

“비댁스(BDACS)는 부산이 미국의 시애틀이나 중국의 심천과 같은 거대 테크 도시처럼 블록체인 중심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관리·보관 대행) 기업 비댁스는 부산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부산에 본사를 둔 배경은 비댁스 류홍열 대표의 고향이 부산인 것 외에도 회사의 방향과 부산시의 청사진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류 대표는 “정부에서 부산을 금융 중심도시로 성장시키려는 목표가 ‘디지털 자산은행’이란 비댁스의 비전과 일맥상통해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며 “수도권에는 다수의 블록체인 기업이 있었으나, 부산에서는 블록체인 기업을 찾기 어려웠기에 부산과 서울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비댁스는 부산에서 사업을 발 빠르게 전개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하반기 출범을 계획 중인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와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두 기관은 일자리 창출과 고급 인력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 발전 △블록체인 기술의 사회적 공헌모델 제시 등을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변호사 출신인 류 대표가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기업을 창업했다는 점도 업계의 눈길을 끈다. 그는 “변호사로서 특허와 같은 지식재산권(IP) 분야를 전문으로 담당하면서 첨단 기술과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는 게 일상이었기에 자연스레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이 화폐 시스템에서 금융상품으로까지 금융의 광범위한 영역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며 “디지털 자산을 통해 금융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보이는 상황에서 변호사라는 조력자로 머물지 않고, 직접 변화를 이끌고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비댁스는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커스터디는 기존 제도권 은행이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이체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류 대표는 디지털 자산 영역에서 은행과 같은 수탁사의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모든 실물자산을 토큰화 상품으로 선보일 부산 디지털거래소와의 협업에서도 비댁스는 디지털 자산을 보관·관리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류 대표는 “가상자산, 대체불가토큰(NFT), 토큰증권(ST) 등 모든 디지털 자산은 공개키(Public Key)와 개인키(Private Key)에 의존해 보관과 관리가 이뤄지는데, 공개키가 계좌번호라면 개인키는 비밀번호로 볼 수 있다”며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는 고객을 위해 개인키를 통제·관리하고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바에 따라 자산을 보관·관리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댁스가 목표 중인 디지털 자산은행이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현재 회사는 VASP 신고 절차를 진행 중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신고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VASP 자격을 얻게 된다면 ‘부산 1호 VASP 기업’이란 게 류 대표의 설명이다.

류 대표는 부산을 넘어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 중심 지역에서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권까지 확장해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을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 디지털 자산은행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비댁스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규제 환경 내에서 신뢰를 주는 디지털 자산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며 “현재까지 금융 체계는 서구 선진국들이 구축한 기준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아직 기준이 모호한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는 한국이 생태계의 기준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댁스는 이러한 기준을 구축하는 데 노력해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중심이 되고, 블록체인 도시 부산으로 글로벌 인재와 자본이 밀려오도록 밑거름이 되겠다”고 첨언했다.

한편, 류 대표는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36기를 거쳐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법무법인 광장 파트너 변호사직을 수행해왔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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