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AI 주도주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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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석 신한투자증권 부산금융센터 PB

미국 증시 실적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증시를 이끌었던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실적 모멘텀과 주도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피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의 주가는 폭발적인 이익 성장을 기반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높은 이익 성장률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로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모멘텀을 기반으로 상승할 수 있었다. 실적 시즌을 앞두고 매번 조정을 받았지만, 실적 발표 결과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하며 재차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당수 투자자가 이번 2분기 실적 발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다만 AI 관련 실적이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 증가율의 둔화 가능성도 외면할 순 없다.

AI 관련 기업의 전망을 위해 이 시점에서 참고할 만한 단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주식시장의 역사는 늘 반복되기에 지난 과거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바로 1990년대 초의 IT 기업들이다. 해당 사례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이익 성장 폭이 아닌 ‘지속성’이다.

1990년대 초 ‘시스코 시스템’이 대표적인 예시다. 1991년 전년 대비 200%가 넘는 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1994년까지 이익 증가 폭이 지속 축소됐지만, 주가 상승세는 1995년까지 이어졌다. 해당 기간 동안 1994년 3분기, 단 1개 분기만 전년 동기 대비 주가 상승 폭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결국 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둔화해도 성장하는 산업 내에서 지속적인 실적 성장세를 기록한 기업의 주가는 꾸준히 오른다는 것이다.

장기간 성장하는 산업을 ‘메가트렌드’ 산업이라고 부른다. 1990년대 인터넷 산업처럼 현재의 AI 산업도 대표적인 메가트렌드 산업이 될 것이다. 아울러 여기에 속한 기업의 주가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이익 증가 폭이 감소하더라도 높은 이익 증가 폭만 유지한다면 주가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AI 주도주의 주가 상승세는 지속적으로 전년 대비 이익 증가를 유지하는 것에 달렸다. 2분기 이익 증가 폭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그 점이 주가 조정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따로 있다. AI 주도주가 지난해 수준의 높은 이익 성장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성장하는 실적만 보여준다면 주가의 장기 방향성은 우상향이라는 점이다. 주식투자에 있어 상승의 속도는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방향성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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